[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GS문화재단은 스페인 안무가 겸 연출가 마르코스 모라우 대표작 3편을 오는 4~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아파나도르’의 한 장면. (사진=GS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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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오는 24일 정식 개관하는 GS아트센터의 시그니처 기획 시리즈 ‘예술가들’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경계 없는 예술’을 모토로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전방위 예술가를 선정해 그들의 작품을 집중 소개하는 시리즈다. 올해는 마르코스 모라우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각예술가 겸 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를 집중 조명한다.
마르코스 모라우는 현재 유럽 공연계가 가장 주목하는 아티스트다. 기괴한 상상력과 독특한 움직임, 다양한 매체 활용으로 현대무용 안무가로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무용 전공자가 아닌 사진과 움직임, 연극을 공부한 이력을 바탕으로 기존 무용에서 볼 수 없었던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2004년 무용단 라 베로날 컴퍼니를 창단해 문학·영화·연극·무용 등 다양한 배경의 예술가들과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 라 베로날 컴퍼니 ‘파시오나리아’의 한 장면. (사진=GS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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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스페인 최고 권위의 국립 무용상을 최연소로 수상했고, 2023년 독일 무용전문잡지 ‘탄츠’의 ‘올해의 안무가’로 선정됐다.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베를린 국립 발레단,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등과 작업했고 내년 파리 오페라 발레 안무 데뷔를 앞두고 있다.
GS아트센터가 선보이는 마르코스 모라우의 첫 번째 작품은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의 ‘아파나도르’(4월 30일~5월 1일)다. 2023년 12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콜롬비아의 저명한 사진작가 루벤 아파나도르가 플라멩코 무용수들을 촬영한 흑백사진집 ‘집시 엔젤’, ‘천 번의 키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플라멩코의 상징인 붉은색을 과감히 배제하고 흑과 백,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 라 베로날 컴퍼니 ‘죽음의 무도’의 한 장면. (사진=GS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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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은 라 베로날 컴퍼니의 ‘파시오나리아’(5월 16~18일)이다. 제목 ‘파시오나리아’(Pasionaria)는 스페인어로 ‘열정의 꽃’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고통’, ‘수난’을 뜻하는 라틴어 어원을 지니고 있다. 모라우는 이중적 의미를 역설적으로 강조해 강요된 진보가 만들어낸 인간의 미래를 ‘파시오나리아’ 행성을 통해 그려낸다.
마지막 작품은 라 베로날 컴퍼니의 ‘죽음의 무도: 내일은 물음이다’(5월 17~18일)이다. ‘죽음’이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부르주아와 노예 구분 없이 평등해지는 상황임에 주목해 모두 함께 마지막 날 죽음의 춤을 추는 상상을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마이크, 영상 등의 현대적 도구가 향로와 대야라는 전통 제례 오브제와 만나 감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 스페인 안무가 겸 연출가 마르코스 모라우. (사진=GS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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