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벌려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한 '간 큰' 10대들

메신저로 중국 총책 지시 받은 뒤 범행 가담
일당은 유흥비로 탕진
  • 등록 2016-06-09 오후 1:52:06

    수정 2016-06-09 오후 1:52:06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경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며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 일당을 받아 쓴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인출책·전달책 등의 역할을 하며 억대의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A(18)군 등 고교생 6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A군 등은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1억 4600여 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등은 메신저를 통해 중국 총책의 지시를 받은 뒤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가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명의도용 사건에 연루됐으니 계좌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주겠다”며 돈을 받아냈다. 금감원 직원으로 보이기 위해 정장을 차려 입고 금융위원장 명의의 허위 공문도 준비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중국 총책에게 검거시 진술 방법과 도주 방법 등을 사전에 교육받기도 했다.

A군 등은 가로챈 금액을 중국 총책이 알려주는 대포통장으로 송금하거나 또 다른 공범을 만나 건네준 뒤 40만~100만원을 일당으로 받아 챙겼다. 이렇게 번 돈은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3일에도 범행을 하려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피해자가 경찰서로 찾아가 이들이 사칭한 경찰관이 실제 근무하는지 문의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등에게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중국에 있는 총책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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