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한 코뿔소' 한종희, 삼성 TV 신화 남기고 떠나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별세…항년 63세
일에 대한 몰입 남달랐던 '삼성 TV 1위' 주역
'가전의 미래' 고민…삼성의 미래 먹거리 그려
  • 등록 2025-03-25 오전 11:11:41

    수정 2025-03-25 오전 11:11:3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새벽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고,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생활가전(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말 그대로 삼성 TV의 ‘세계 1등’을 주도한 인사다.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줄곧 TV 한우물만 팠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 사업부장 등 그의 이력은 모두 VD로 채워져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0여년간 내놓은 TV 혁신 제품들은 한 부회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삼성전자는 2006년 당시 보르도 LCD TV를 개발하면서 처음 TV 시장 1위에 올랐고, 이즈음부터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서 글로벌 산업계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그의 공로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한 부회장은 2022년부터는 TV 외에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을 아우르는 완제품(DX)부문장을 겸임하면서 대표이사로 일했다. 올해는 DX부문 산하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의 수장 역할까지 했다.

그는 ‘가전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TV를 비롯한) 대부분 가전은 100~200년 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 부회장은 대표이사로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업무까지 맡았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장 내 (로봇 활용으로)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활용해 발 빠른 기술 검증과 고도화를 진행하겠다”며 로봇 사업의 청사진도 피력했다.

37년 삼성맨인 한 부회장을 상징하는 별칭은 ‘코뿔소’였다. 그만큼 ‘일’에 대한 몰입도가 남달랐고 성격이 올곧고 우직했기 때문이다. 전현직 삼성 인사들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사내에서 동료들과 사적인 대화는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 TV 개발 등에 대한 사업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한다. 입사 이후 석사, 박사 등의 학업을 병행하지 않고 오로지 일에 집중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부회장은 아울러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으로 재선임되는 등 국내외 전반의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그는 회장직을 수행하며 규제 대응 강화, 인공지능(AI) 혁신 지원, 정부와 업계 간 소통 역할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 부회장은 이날 휴식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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