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고,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생활가전(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밝혔다.
|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말 그대로 삼성 TV의 ‘세계 1등’을 주도한 인사다.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줄곧 TV 한우물만 팠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 사업부장 등 그의 이력은 모두 VD로 채워져 있다.
그는 ‘가전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TV를 비롯한) 대부분 가전은 100~200년 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 부회장은 대표이사로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업무까지 맡았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장 내 (로봇 활용으로)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활용해 발 빠른 기술 검증과 고도화를 진행하겠다”며 로봇 사업의 청사진도 피력했다.
한 부회장은 아울러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으로 재선임되는 등 국내외 전반의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그는 회장직을 수행하며 규제 대응 강화, 인공지능(AI) 혁신 지원, 정부와 업계 간 소통 역할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 부회장은 이날 휴식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