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채용사이트 알바천국에 한 지원자가 질문을 올렸다. 이런 조건으로 채용을 진행한 레스토랑에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데 고민”이라는 것이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당시의 질문은 유효하다. 대다수 구직자는 `용모 단정`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
`용모 단정`은 통상 얼굴과 신체 등을 포함한 외모가 무난하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외모로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듯이 읽힐 수 있다.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이런 해석이 마냥 오해는 아니다. `사람의 얼굴 모양`(용모)과 `옷차림새나 몸가짐 따위가 얌전하고 바르다`(단정)는 것은 `사람 얼굴이 얌전하고 바르다` 정도로 읽을 수 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외모를 기준으로 한 채용은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편의점 대표가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 얼굴을 보며 “손님이 불편해할 것 같다”며 채용을 거부한 사건이었다. 당시 인권위는 “오로지 외모만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한 것은 용모 등 신체 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고 인정했다.
이밖에 고용노동부는 여성 채용 과정에서 용모를 요구하는 것은 남녀 고용평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현재는 상당수 채용 과정에 `용모` 기준이 사라진 상태다. 웬만한 기업체는 `신체장애를 이유로 전형에서 불공정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채용 규칙을 두는 게 일반적이다. 이력서를 받을 때 사진과 키, 몸무게 등 신체와 관련한 사항을 받지 않는 곳도 상당수다.
용모 단정에서 나아가, `신체가 건강한 직원을 뽑는다`는 요구도 숱하다. 제조업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닌, 사무직 직원을 뽑는 과정에서 이런 점을 요구한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경기의 한 맥도날드 매장은 최근 `용모 단정`을 조건으로 라이더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