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대표지수 ETF 상품의 보수를 파격 인하하자, 삼성자산운용도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총보수를 업계 최처 수준으로 하향했다.
삼성운용은 7일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0.0099%에서 0.0062%로 인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운용의 이번 결정은 지난 1월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 입법 예고에 따라 TR(분배금 자동 재투자)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고객을 위한 보은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이번에 다시 한번 총보수를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것은 TR형 구조의 소멸을 아쉬워하는 기존 투자자분들에 비용을 더 낮추고 배당금을 더 제공하는 것과 함께, 아직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연금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삼성운용의 이번 수수료 인하 단행은 미래에셋운용의 전날 수수료 인하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운용은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7%에서 0.0068%로 파격 인하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앞서 지난해 4월에도 효율적인 장기 적립식 투자문화 확대와 연금 투자 장려를 목적으로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에 대해 0.0099%로 총보수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KODEX 미국S&P500 ETF의 지난해 수익률은 44.31%로 동종 9개 ETF 중 1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순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416.9% 성장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 ETF 역시 지난해 45.94%의 수익률을 기록해 동종의 4개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순자산 역시 2023년말 대비 195.7%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