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도 소용없네…외국인, 11월 삼전 3.9조 팔았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만4000원대 회귀
외국인 매도 견인…한 달간 3조9422억 순매도
트럼프 트레이드·업황 둔화 우려에 투심 위축
메모리 재고 축소 및 HBM 경쟁력 확보 관건
  • 등록 2024-11-29 오후 4:23:28

    수정 2024-11-29 오후 4:24:27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삼성전자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만4000원대까지 밀렸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 우려에 따른 관세 부과와 업황 둔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내년 범용 메모리 재고 감소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 확보 등이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삼성전자)
2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대비 2.34% 하락한 5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1986억원 순매도했으며, 11월 한 달 동안에는 3조9422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연이은 인적쇄신에도 주가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인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2명이 승진했으며, 7명은 업무 변경이 이뤄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한종희 부회장 1인 대표 체제에서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이 함께 대표이사를 맡는 2인 체제로 변경된 점이다. 전영현 DS부문장은 반도체 핵심 사업부인 메모리사업부장도 겸임한다. 아울러 한진만 반도체 미주총괄 부사장이 승진하면서 새롭게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맡으며, DS부문 경영전략담당은 김용관 사장이 승진해 기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에는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을 승진시켰다. 소프트웨어 및 신기술 분야 인재를 중심으로 승진이 이뤄졌다.

이 같은 인적 쇄신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를 띠는 건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우려 탓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 시 스마트폰, PC 가격이 상승해 북미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대해 제재 부과 시 삼성전자도 타격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재고 증가와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로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외에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퀄 테스트’(품질 검사) 지연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배경 중 하나다.

증권가에선 내년 범용 메모리 재고 감소에 따른 반도체 수급 개선이 주가 반등의 주요 실마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모바일, PC 중심의 범용 메모리 재고 증가와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 교란이 전망된다”며 “향후 범용 메모리 재고 감소 속도가 내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인 HBM에 대한 경쟁력 확보도 주가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의 방향성보다 HBM 등의 펀더멘털 개선, 조직 개편 이후 점유율이 아닌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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