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우크라이나 안보는 유럽이 책임져야"

FT 인터뷰…트럼프 등장은 전격적 충격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 줄여야
통합된 유럽방위 개발…EU 규제 줄여야
  • 등록 2025-02-14 오후 12:43:18

    수정 2025-02-14 오후 12:43:18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를 ‘전격적 충격’(Electroshock)으로 묘사하며 유럽이 자체적으로 미래를 보장하고 우크라이나 안보를 책임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진행된 파이낸셜타임스(FT)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의 실패위험을 경고하면서 “이제 유럽이 가속화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길이 막혀있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는 미국 외교정책 우선순위가 유럽에서 아시아로 바뀐 것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호주·영국과의 오커스(AUKUS) 거래나 아프가니스탄 철수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동시에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략적 종속’은 “중국시장을 출구로 삼고, 미국의 안보를 위한 보호막을 가지고, 러시아의 저렴한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가지를 모두 잊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년 체결된 EU의 재정·통화 정책 틀이 이제 ‘구식’이 되었으며, 전략적 각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 에너지까지 모든 규제를 해제하고 경제적으로 통합해 ‘규모의 이점’을 제대로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EU 회원국들은 프랑스-이탈리아 SAMP-T 방공시스템을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스템이 미국의 패트리어트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또한 완전히 통합된 유럽 방위, 산업 및 기술 기반을 개발해야 한다”며 “이는 지출 규모에 대한 논쟁을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이 미국의 더 큰 고객이 되는 것뿐이라면 20년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유럽 주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국가들이 더 많은 국방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마크롱 대통령은 “혁신적인 자금 조달 솔루션”을 주장했는데, FT는 여기에는 EU 차입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EU 차원의 부채를 늘리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독일은 강력히 반대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2월 23일 독일 연방 선거 이후 입장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EU의 여러 규제에 대해서도 해제를 요구했다.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요구하거나 기업의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과 전기자동차 할당량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과징금 등이다. 그는 인공지능(AI), 녹색전환, 보안과 같은 신기술에 투자해야 하는 필요성을 감안할 때 “유럽은 레버리지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칙을 무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럽이 더 엄격힌 자본요건을 적용해 은행에 장애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만이 그의 나라를 대신해 협상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항복에 가까운 평화”를 허용하는 것은 미국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단계에서 유일한 의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진정으로, 지속가능하게, 신뢰할 수 있게 휴전에 동의할 의향이 있는 지 여부”라며 “이후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장한 미군이 포함된 15만~20만명 병력 규모의 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병력 규모를 논의하기엔 이르며, 현실적이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에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북극 해상 경로의 안보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존경할 만한” 일이지만, 나토 동맹국들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 뤼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게 공동 군사 작전을 포함한 북극 안보 전략을 개발해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를 재개발하자는 제안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가자 주민을 몰아내는 것은 “매우 위험할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와 그린란드에 대한 계획은 현재 세계가 사는 “극도의 전략적 불확실성” 사례라며 “우리(유럽)에게는 전기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불타는 대한민국 '초토화'
  • "콩 무당벌레~"
  • 여신의 스윙
  • 한고은 각선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