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일 최고치 행진을 벌이면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극성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년 10개월만에 7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5~12%로 천차만별인 가운데 증권사는 이자수익으로 잇속을 챙기고 있다. 반대매매 리스크와 높은 이자율 등 손실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날대비 419억원 늘어난 7조81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 이후 16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2015년 7월30일(7조9245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에만 5638억원(7.8%) 늘어났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가 전날대비 242억원 증가한 3조6271억원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은 177억원 늘어난 4조164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연초대비 7000억원(23.9%) 늘어나면서 코스닥 증가폭 3174억원(8.3%)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코스피랠리가 이어지자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2~26일 5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도 2371.72로 장을 마감하며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지난달 31일 65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고 이날까지 내리 3거래일 연속 기록을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하면서 증권사의 이자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31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13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95%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006800)가 가장 많은 24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68.5% 늘었다.
키움증권(039490)은 21.9% 증가한 195억원을 기록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이 13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016360)(129억원) KB증권(122억원)
NH투자증권(005940)(107억원) 등이 1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올렸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 사실상 담보를 맡기는 형태로 주가가 하락해 일정 담보율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해당 주식을 되파는 반대매매가 기계적으로 시행된다. 설사 나중에 주가가 반등할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존재한다. 또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담보율을 맞추기 위해 또다른 빚을 내서 자금을 메우는 경우도 발생한다. 빚이 빚을 내는 악순환이 반복돼 빚 굴레에 빠질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증시 호황시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증가 속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증시가 계속 오를 수만은 없어 본격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 지나친 신용거래융자 의존은 대규모 투자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실에 대한 위험이 분명히 존재하는 투자방식이기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낮게는 5%, 높게는 12%에 이른다. 1~15일에서 180일 초과까지 대출기간별로 이자율이 적용된다. 8~10%가 주를 이루며 키움증권의 경우 1~15일 단기 이자율이 11.8%로 책정됐다. 연체 이자율이 9~15%에 달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황 실장은 “신용거래융자는 이자율 차이에 대해 민감도가 떨어지는 비탄력적 수요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증권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자율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이어진다면 증권사의 금리 결정도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