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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의 제임스 스틸 귀금속 애널리스트는 “무역이 위축되면 금이 상승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예로 들었다. 그는 “더 많은 관세가 부과될 수록 세계 무역에 더 많은 혼란을 안길 것이고 금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 미만으로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으로 가격이 오르는 금융자산·종목을 뜻하는 ‘트럼프 트레이드’에는 금 이외에도 달러, 미 국채, 비트코인 등이 속하는데 이들은 오히려 약세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우려 보다 관세 부과를 점진적으로 접근하면서 유로화처럼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통화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고, 무역 전쟁에서 경제 성장 둔화로 시장의 관심이 전환되면서 국채 매입 수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경제 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인플레이션을 부채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금 정련업체인 MKS 팸프의 니키 실스 애널리스트는 “금은 ‘트럼프 관세 트레이드’”라면서 “관세 부과와 금값 상승 사이에 양의 상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 상승은 뉴욕의 금괴 재고량 증가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대선 이후 뉴욕의 금 비축량은 116%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트레이더와 은행들은 실물 거래 허브로 꼽히는 런던에서 미국으로 금을 수송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인해 영란은행 금고에서 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몇 주 동안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회사인 배릭 골드의 마크 브리스토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의 혼란이 금에 대한 수요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시장은 이 세상에 단 하나의 기축통화, 즉 정치인들이 찍어낼 수 없는 금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부는 지난 12월 제시한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UBS와 씨티그룹 모두 금 목표가를 온스당 3000달러로 올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