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영화감독이자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던 작가 이창동의 영문판 소설 선집이 미국 현지에서 출간된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17일 “이창동의 소설 ‘소지’(1987·개정판 2003, 문학과지성사)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1992, 문학과지성사) 중 작품을 추려 만든 영문판 선집 ‘눈 오는 날’(Snow Day and Other Stories)을 미국 펭귄출판사를 통해 18일 미국 현지에서 출간한다”고 밝혔다.
 | 미국 펭귄출판사에서 18일 미국 현지에서 출간할 예정인 이창동의 영문판 소설선집 ‘눈 오는 날’(Snow Day and Other Stories) 표지 이미지(사진=문학과지성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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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에 따르면 작가의 작품이 영문판으로 번역돼 나오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표제작인 △‘눈 오는 날’을 포함해 △불과 먼지 △전리 △용천뱅이 △녹천에는 똥이 많다 △소지 △‘하늘 등’까지 7편이 실렸다.
펭귄출판사는 책 소개 글에서 “이 작가는 영향력 있는 문학 및 영화계 인물 중 한 명”이라며 “가족, 강자와 약자, 순응주의자와 반항아 간의 갈등에 대해 깊고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의 초기 작품으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얼마 전의 한국에서 있었던 인간 이야기를 깊고 냉엄하게 보여준다”고 썼다.
앞서 이창동의 ‘소지’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는 각각 중국과 대만에서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출간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2023년에는 ‘녹천에는 똥이 많다’의 일본어판도 펴냈다.
 | 이창동의 소설 ‘소지’(1987·개정판 2003, 문학과지성사)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1992, 문학과지성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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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 측은 “중국에서 출간된 ‘소지’(간체판)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합한 인세는 3만 달러를 훌쩍 넘기는 성과를 냈다”며 “동아시아 독자를 먼저 사로잡은 이창동의 소설은 이번 영문판 선집을 통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한국 이야기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은 영화 ‘버닝’, ‘밀양’, ‘시’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에 앞서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중편소설 ‘전리’(戰利)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대표 작가로 꼽히는 그는 남북 분단의 현재적 상황을 전후 세대의 새로운 시각으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설집 ‘소지’, ‘논천에는 똥이 많다’ 등이 있으며,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다. 영화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의 영화감독으로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