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 주요 거점의 교육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 단순히 서울대 숫자 늘리기가 아닌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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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미전원)은 17일 ‘성공하는 대통령의 길, 새 정부에 대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더해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집중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순히 서울대 숫자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고등교육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발표했다. 지방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방 소멸과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방에 머물며 충분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게 공약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미전원은 해당 공약이 성공하려면 ‘머무를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대학교육’보다 ‘초·중·고 교육여건’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전원은 “지역불균형과 양극화는 ‘사는 곳이 학교를 결정하고, 학교가 인생을 결정한다’라는 지극히 잘못된 명제에서 일부 비롯된 것”이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는 곳이 학교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에게 서울로, 강남으로, 대치동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전원은 “지역일수록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 자사고 등 다양한 교육 옵션이 풍부하게, 더 적은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해줘야 서울 핵심 지역과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특목고·자사고) 폐지의 방향도 고려할 수 있으나 현재는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수단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전원은 외교 및 국내 정치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특히 외교 분야에 있어서는 한미 결속을 강화하되 한미동맹과 양립 가능한 한중 관계를 만들야 한다고 했다. 미전원은 “미국은 안보, 경제, 기술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한국에 사활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파트너이기 때문에 긴밀한 양자 외교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면서도 “한·미·일 삼각 협력의 틀 속에서 한·중 관계를 조율하는 가운데 일본과 함께 미·중 간 극단적 충돌을 방지하는 지혜로운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전원은 정치 분야에서 통합의 리더십을 이끌어내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전원은 “진정한 적폐청산은 특정 인물에 대한 처벌이나 교체가 아닌 부패와 폐단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구조적·관행적 개혁으로 이룰 수 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는 한국 정치가 계속해서 갈등과 불신의 늪에 빠지게 만든 구조적 문제인 만큼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