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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리스크(Strategy Risks)의 ‘2025년 중국 노출도’ 보고서를 인용해 GM이 69.8점으로 대중 의존도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상장사 250곳을 대상으로 미중 무역갈등에 가장 취약한 기업을 평가한 자료다.
GM에 다음으론 커민스(65.6점), 허니웰(62.9점), 테슬라(60.7점), 캐리어(59.7점), 코카콜라(58점), 포드(56.5점), 펩시코(56.4점), 퀄컴(56.2점), 월트디즈니(56.1점)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스탤란티스를 제외한 모든 미 제조업체들이 상위권에 위치해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는 평가다. 실례로 GM이 1위를 차지한 것도 무려 10곳의 중국 국유기업과 합작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대표 기업으론 상하이자동차(SAIC Motor)와 50대 50으로 합작한 SAIC-GM이 있다.
하지만 GM은 중국 내 경쟁 심화 및 이에 따른 판매량 급감으로 실적이 대폭 악화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사업 재편을 예고하며 이 과정에서 5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예상했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애플은 올해 27위로 떨어졌고,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엔비디아 등도 순위는 낮지만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대형 기술기업들로 평가받았다.
애플은 여전히 전체 매출의 17%가 중국에서 발생하며, 중국 전역에 아이폰과 맥북을 생산하는 수백개의 제조시설을 두고 있다. 현재 미 정부는 스마트폰과 노트북과 같은 전자제품에 대해선 상호관세 및 기본관세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기존에 부과된 일명 펜타닐 관세(20%) 등은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서 공급망 혼란이 발생할 경우 애플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마존은 20위를 차지했으나,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시장조사업체 정글 스카우트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71%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산(30%)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아울러 2023년 기준 미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통해 중국산 상품에 약 2000억달러를 지출했다. 이를 통한 아마존의 순이익은 약 700억달러로 추산된다.
엔비디아는 85위에 머물렀다.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올해부터 중국 매출 전망치를 공식 제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현재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에 오린 칩을 공급하는 등 자율주행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는 텐센트와의 협력으로 14년 만에 중국 시장에 재진입했으나 공백기의 영향으로 94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체 수익의 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테무와 쉬인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도 거뒀다. 다만 여전히 규제와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 역시 대중 관세 및 공급망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과 테슬라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미중 관세전쟁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SCMP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 대기업들이 생산거점 다변화, 공급망 재편, 가격 인상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 내 ‘탈중국’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합작법인, 생산·판매, 원자재 조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깊이 얽혀 있어 관세·규제 리스크가 커질수록 미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과 소비자 가격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