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트막한 산 아래의 넓은 대지에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초록정원, 형형색색 꽃화분이 가득한 레인보우하우스, 다과를 파는 카페와 치유농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따로따로 마련돼 있었다. 복지원예사, 원예심리치료사 등 자격증을 보유한 운영진의 세심한 구상대로 자연을 접하면서 편안함을 얻을 수 있게끔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선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원에서 직접 기른 허브로 만든 아로마 오일을 활용한 족욕 테라피, 유리병 속에 ‘작은 우주’를 담는 테라리움과 비바리움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등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물론 직장생활에 치인 중장년, 치매 위험이 있는 노인까지 두루 다양한 이들이 이곳을 찾아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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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치유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전국적으로 계속 늘고 있다. 우울 고위험군 아동이 늘고 청소년의 ‘삶의 질 만족도’는 저하되고,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등 일반국민의 정신건강이 나빠지면서 치유농업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다양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해 자연과 교감하고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단 게 강점이다. 농가로선 소득창출의 기회이자, 인구소멸 위기가 심화하는 농촌에선 생활인구를 늘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특정인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프로그램들이 다양화하면서 눈길을 끈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농장 활동, 소방관을 대상으로 한 치유트레킹, 장애인 환자 대상 원유치유 체험 등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치유농업은 유·아동, 청소년, 성인 등에겐 정신건강 악화의 예방 효과를 주고 지체장애와 같은 신체적 문제를 가진 이나 우울·불안 등 심리적 문제를 가진 이, 알코올·약물·인터넷 중독자 등과 같은 특수목적 대상에겐 치료와 재활이 된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향후 치유농업의 확산을 꾀하는 동시에 관리는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우수 치유농업시설에 대한 인증제를 추진한다. ‘치유농업’이란 간판을 달고 우후죽순 늘면서 전체적인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진 않는지 점검하겠단 취지다.
농진청 관계자는 “치유농업은 농업을 통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활동하고, 정신적인 내면의 성찰까지 이루게 되는 활동”이라면서 “올해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가 42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2027년엔 80만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