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혼자 살면서 외롭다 보니 이곳을 찾게 됐다. 그러다 치치가 눈에 띄었는데 활발하게 뛰어노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슬개골 수술과 재활, 피부병을 겪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이가 다 빠졌지만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 먹을 것을 곱게 다져서 주고 있다. 앞으로 오래오래 행복하자는 의미로 이름도 ‘행복이’로 바꿨다.”
 | 서대문내품애센터 외관(사진=서대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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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유기 동물에게 새 주인을 연계해 주는 입양식을 진행한 ‘서대문 내품애(愛)센터’를 직접 찾았다. 70대 여성 박 모 씨는 8살로 추정되는 암컷 포메 믹스 치치를 입양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치치를 비롯해 1살 믹스견 행식이, 4살 치와와 초초, 2살로 추정되는 스코티쉬폴드 고양이 만두까지 총 네 마리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갖게 됐다.
지난해 4월 센터가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총 54마리의 동물이 입소했다. 상당수인 31마리는 원래 주인을 찾아갔고 입양은 총 10마리가 이뤄졌다. 입양을 위해서는 최소 3회 이상 방문해 의사를 표현해야 하고 입양 전 1회, 입양 후 2회의 교육을 필수로 받도록 시스템도 구축했다.
서대문구에 자리잡은 내품애센터는 반려동물 입양뿐만 아니라 훈련, 교육까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상 3개 층 총면적 760㎡ 규모로 1층에는 최대 18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실과 상담실, 놀이실, 목욕·미용실이 있다.
보호실에는 6살로 추정되는 진돗개 ‘진주’를 비롯해 5마리의 유기견이 칸막이마다 있었다. 쾌적한 환경이 인상적이었다. 한쪽에는 매개 치유견으로 활동 중인 삽살개 ‘서단’, ‘대호’도 볼 수 있다. 매개 치유는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치유를 돕는 것으로 주민 누구나 동물매개 치유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
2층은 체험교육장과 커뮤니티룸, 옥탑층은 실외놀이터로 구성했다. 이곳에서는 습관화, 사회화 교육, 실습문화 교실, 산책 교실, 어질리티 교육 등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주민도 누구나 들어와 둘러볼 수 있으며 동물 모양 키 링을 만드는 프로그램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97~100%에 달한다는 게 구 측 설명이다.
내품애센터는 서대문구를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만들어가는 데 거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대문구는 관내 위치한 안산에 반려견 산책로 및 쉼터·놀이터를 조성해 음수대와 배변봉투함을 설치했고, 천연동~봉원동까지 약 2km에 이르는 구간도 산책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자치구 최초로 반려동물지원과를 신설했을 뿐 아니라 취약계층을 위한 동물 의료비 지원과 펫위탁소 운영,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 등에도 나서고 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라며 “반려인을 위한 여러 교육은 물론, 비반려인에 대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병행해 애견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