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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위 10%의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지난 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1년 간 고소득층의 소비는 12% 증가한 반면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소비는 같은 기간 감소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부유층의 재정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고, 그들의 지출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으며,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부유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경제가 부유층의 소비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이들의 소비가 흔들릴 경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식시장 급락이나 주택 가격 하락으로 상위 10%가 소비를 줄일 경우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소비자 심리는 부분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위협으로 인해 상위 3분의 1의 부유층을 포함, 전반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 지수는 1월보다 10% 가까이 떨어진 64.7로 집계됐다. 2023년 11월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수치가 100 아래면 향후 소비가 위축될 것을 의미한다.
자산 증식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20% 소득자의 순자산은 2019년 말 이후 35조 달러(4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득 하위 80%의 순자산은 비슷한 비율로 증가했지만 금액 차이는 컸다. 하위 80%의 순자산 증가 규모는 14조달러로 상위 20% 증가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소비 양극화로 업종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의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달 “고급 여행에 대한 강한 욕구가 올해 수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의 프리미엄 항공권 판매는 8% 증가, 일반 좌석 티켓 매출 증가률 2%를 크게 웃돌았다.
세계적인 크루즈 운영사 중 하나인 로열캐리비안은 최근 5주간 역대 최고 수준의 예약률을 기록하며 고소득층을 겨냥한 유럽 리버 크루즈 출시에 나섰다. 반면 할인 소매업체 빅랏은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패밀리달러와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 등은 매장을 줄이고 있다.
매튜 보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는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과 저소득청을 겨냥한 기업 간의 격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저소득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은 모두 줄어든 소비 지출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