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에 이어 지방행정까지 장기 공백 우려…정치권 책임론 대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 당선 무효 확정
2022년 지방선거 이후 대전·충남서만 기초단체장 3번째 낙마
천안K-컬처박람회·AI컴퓨팅센터 유치 등 현안사업 차질 우려
내년 지선까지 권한대행 체제…민생경제에 대한 우려감 높아
  • 등록 2025-04-28 오후 2:43:26

    수정 2025-04-28 오후 7:20:02

[천안=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국정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충남의 수부도시 천안에서도 단체장 궐위로 지방행정의 장기간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지난 3년간 대전 중구청장과 충남 아산시장에 이어 이번 천안시장까지 3명의 단체장이 대거 낙마하면서 소속 정당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제8회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022년 5월 19일 충청남도 아산 현충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남도당 출정식에서 박상돈 천안시장 후보(가운데)가 결의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박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했고, 천안시는 즉각 김석필 부시장 권한대행 체체에 돌입했다.

박 시장은 2022년 열린 제8회 지방선거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홍보를 담당하는 시청 공무원과 공모해 선거 홍보영상을 제작(공무원 지위 이용 선거운동)하고, 선거공보물에 고용률과 실업률 등을 허위 게재(허위사실 공표)한 혐의로 공무원 3명 등과 함께 기소됐다.

천안시는 박 시장의 전임인 구본영 전 천안시장에 이어 2연속 단체장이 모두 중도 낙마한 지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박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한 구 전 시장을 대신해 2020년 총선과 함께 치러진 재선거에서 한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61%포인트(1920표) 차이로 누르고 가까스로 당선됐지만 결국 5년짜리 재선시장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천안시는 시장 궐위 상태를 맞았지만 재선거는 열리지 않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보궐선거는 매년 4월과 10월에 열리는데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이면 재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고 권한대행 체제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천안시는 2020년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유치, 국립치의학연구원·이민청 설립, 천안 미래모빌리티 국가산단 조성, GTX-C 천안·아산 연장 등 대형 현안 사업 추진에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대 현안사업인 ‘천안K-컬처박람회’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독립기념관 문화엑스포 정례 개최라는 명칭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2027년 상반기 세계박람회를 목표로 총사업비 39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 천안역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던 개발 사업들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박 시장의 당선무효형 확정으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천안시에 공직기강 확립과 주요 현안의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했지만 지역 공직사회는 단체장의 연이은 궐위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박정주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최근 천안시청을 찾아 김석필 천안시 부시장 등 간부 공무원들을 만나 지역 안정에 행정력을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김태흠 충남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시정이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지만 시정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도정 역량을 집중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상 상황일수록 공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엄정한 자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청권 기초 단체장의 궐위는 이번이 3번째로 김광신 전 대전 중구청장과 박경귀 전 아산시장 등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김 전 구청장은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였으며, 박경귀 전 아산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각각 넘겨진 바 있다.

문제는 중도 낙마한 단체장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2022년 치러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유권자들이 보여준 지지를 스스로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대전 중구청장과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모두 당선되는 등 지난 대선 및 지방선거와 180도 다른 구도가 형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정치권 인사들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중 4개 구청장을, 충남에서는 충남지사를 비롯해 15개 시장·군수 중 12곳을 석권했다”며 “그러나 벌써 대전 중구청장과 충남 아산시장에 대한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독식한 반면 국민의힘은 단 한곳도 되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공백에 이어 지방행정까지 장기간 공백이 우려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민생경제에 대한 우려감만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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