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가 2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월드클래스 300’ 선정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의 비젼을 소개하고 있다. 중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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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지난해 성과급과 연봉을 합쳐 4억 6000만원을 받은 직원도 있죠. 회사 이익의 10%를 직원에게 돌려주고, 1%를 사회 환원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의 말이다. 경남의 강소기업으로 알려진 대호테크는 지난 25일 ‘월드클래스300’ 기업 중 한 곳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대호테크는 지난 201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곡면 유리 제조 장비를 개발했다. 갤럭시 엣지, 갤럭시 기어 등 곡면으로 휘어진 스마트폰의 앞면 유리와 카메라 덮개를 생산한다. 구부러진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속속 적용되면서 생산량이 폭증하고 있다. 2012년 206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작년 1044억원으로 5배나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42억원, 수출은 835억원을 달성했다. 앞선 기술력으로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대호테크는 영업이익률이 42% 이상이고, 수출이 80%를 넘어선다.
정 대표가 직원들 교육에 꾸준히 투자한 덕분이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 조그만 중소기업으로 출발하면서 우수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과감한 인재육성책으로 돌파해 나갔다. 직원 60여명 중 30%가량이 박사급이다. 고졸사원에 교육기회를 제공해 박사급으로 키운 것. 19세에 고졸로 입사한 한 직원은 회사의 권유로 27세 때 한국폴리텍대에서 전문대 학사를 시작했고, 41세인 지난해엔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대부분 그렇게 나왔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삼일사석육일십(三壹四碩六壹拾)’을 강조한다. “서른 살에 1억원을 벌고, 마흔 살까지 석사 학위를 따며, 예순 살에 10억원을 모을 수 있게 하자는 뜻입니다. 중국의 경쟁업체가 이적료 30억원을 주겠다고 해도 거절할 정도로 직원들 모두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신뢰가 강하죠.” 직원들을 살뜰히 챙긴 덕에 1년 이상 근무자 퇴사율은 5% 이하다. 직함에 한자로 ‘운전자(運轉者)’라고 새긴 명함을 들고 다닌다. 자신이 ‘직원들을 성장으로 이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회사와 직원을 가이드한다는 의미로 사업 초기부터 사장대신 사용했다.
대호테크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회사다. 대호테크는 작년 2월 코스닥 상장 컴퓨터수치제어(CNC) 장비업체인
넥스턴(089140)을 220억원에 인수했다. 창원의 지방업체가 수도권인 동탄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목받았는데, 1년 새 기업가치(시가총액)를 500억원대서 3000억원 가까이 5배 넘게 키웠다. 3D 곡면유리성형장비를 넥스턴을 통해 중국 등에 수출하면서 지난 2015년 매출 162억원, 영업이익 16억원에서 지난해 각각 744억원, 193억원으로 급성장한 것. 넥스턴 역시 기술력이 탄탄하다. 세계 최초로 45㎜, 56㎜, 67㎜의 최대 가공경을 자랑하는 주축이동형 CNC자동선반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작년 월드클래스300 도전을 준비할 때부터 ‘WC251’의 목표를 세웠다. 2021년까지 누적매출 2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1000억원의 세금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열심히 경영해서 일자리 창출하고, 나라에 세금 잘 내는 것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아니겠냐”며 “모바일 시장의 빠른 변화에 따라 앞으로 최대 5년 안이면 한계점에 달할 것에 대비해 로봇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월드클래스 300으로 선정되면서 브랜드 가치, 직원 사기 진작, 연구개발비 지원뿐 아니라 우수인력을 확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중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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