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장마가 시작되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러브버그는 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지만 생활 습성상 도심 주택가에서 자주 출몰해 시민들에 불쾌감을 준다.
 | 창문에 붙은 러브버그. (사진=연합뉴스) |
|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는 러브버그가 수도권 아파트 외벽에 다닥다닥 붙어있거나 지하철, 길거리에서 검은 가루처럼 날아다니는 모습의 사진이 다수 게시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6월 중순에 등장해 7월 초까지 1년에 1회 발생한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높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터라, 토양에서 유충이 서식하다 장마철에 수분이 공급되며 깨어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부화 후 1~2주 가량 많은 개체를 보이다가 서서히 사멸한다. 성충이 된 러브버그의 수명은 수컷이 3~5일, 암컷은 약 7일로 매우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시작된 장마로 토양에 수분이 공급되면서 이번주와 다음주까지 러브버그 개체수가 늘어나다가 7월 초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도심에서 대량으로 발생해 사람의 몸에도 달라붙는 러브버그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대표적인 화분 매개자 역할을 하는 익충이다. 러브버그 유충은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역할을 하며, 사람을 물지도 않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러브버그가 발생하면 약품을 사용한 방역보다 ‘친환경 방제’를 선택하는 편이다. 서울시는 이달 말부터 러브버그 대량 발생이 예상되는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성동구 뚝도시장에는 청색광을 제거한 조명등을 설치하고, 영동대교 한강 수면 위에는 부유식 트랩을 운영하고 있다.
일상에서도 러브버그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 방충망과 창틀 틈새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날개가 약한 특성을 이용해 유리창 등에 붙은 러브버그에 물을 뿌려 간편히 제거할 수 있다. 러브버그는 밝은색에 쉽게 이끌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 시 흰색과 노란색 등 밝은색의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