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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23번 문제에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의 저서(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내용이 지문으로 제시됐다. 이는 모 대형학원 스타강사 A씨가 수능 직전 수강생들에게 제공한 모의고사에서 나온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해당 지문을 제시한 뒤 문맥상 낱말의 쓰임이 적절치 않은 것을 고르도록 했다. 반면 실제 수능에선 해당 지문을 읽고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을 찾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는 다르지만 거의 같은 지문이 출제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해당 모의고사 문제를 접한 학생이 실제 수능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평가원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능 출제위원들이 시중에 출간된 문제지 등에서 기출제된 문제를 배제한 뒤 수능문제를 출제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형학원 강사 개인이 출제한 문제까지는 검색하지 못했다”며 “(지문이 유사한 것은) 우연의 일치이며 해당 지문에 대한 문제는 달랐다”라고 말했다.
영역별로는 영어가 총 20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회탐구 95건, 국어 51건, 수학 42건, 과학탐구 29건 순이다. 영어 영역에 대한 이의신청 중 76.1%(153건)는 듣기평가 음질 문제를 거론하는 내용이다. 듣기평가 음질 문제는 서울·인천·경기·대전·대구·제주 등 다수 시험장에서 발생했다.
한 수험생은 “영어 듣기 1번부터 음질이 너무 나빠 단어 몇 개만으로 내용의 흐름과 문장을 추론해 겨우 문제를 풀었다”며 “이로 인해 시험에 악영향을 끼쳤으니 제대로 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