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 여성들의 교내 여성 스포츠 행사 참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지난 2022년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수영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미국 내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 논란은 확산됐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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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계자와 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오후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배제한다”는 제목의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제 39회 전국 여성 스포츠의 날(2월 첫 번째 수요일)이기도 하다.
공화당 소속 낸시 메이시(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행정명령을 발표할 때 함께할 것이라면서 “이 행정명령은 공정성을 회복하고,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 여성 운동선수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과 초중고 등 연방 기금을 받는 모든 교육 기관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전미대학체육협회(NCAA)는 행정명령이 발표되면 신속하게 규칙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27개 주(州)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교내 스포츠 경기 참여를 제안하고 있다. 14개 주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경기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1972년 제정된 법안인 ‘타이틀 나인’(Title IX)을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금지’로 해석해 교육부에 이를 지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전했다. 타이틀 나인은 교육 활동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데, 법안에 대한 해석을 두고 수십년 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를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 트랜스젠더를 핵심 캠페인으로 삼았다. 그는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연방 정부가 생물학적인 여성과 남성만을 공식 성별로 인정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공화당이 장학한 미 연방하원도 지난달 14일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 부문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