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등살에…중국, 수출기업 내수 판매 전환 추진

“상무부, 섬유·의류 수출기업 국내 판매 전환 조사”
“섬유·의류 내수시장이 대미 수출 10배, 잠재력 커”
수요 부진에 디플레이션 지속, 수급 불균형 우려도
  • 등록 2025-03-18 오전 11:45:51

    수정 2025-03-18 오후 6:55:1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등 무역 압박이 계속되자, 중국 정부가 수출 기업들의 내수 판매 전환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에 수출해도 높은 관세 때문에 이윤이 남지 않자 오히려 중국 내 판매 창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한 의류 제조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매체 펑파이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상무부가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해 대외 무역 기업의 내수 채널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펑파이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은 지난 주말 상하이에서 내외무역 통합 조사를 지시해 대외무역 제품의 국내 판매 확대 상황을 살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섬유 수출 기업인 둥펑궈지(동방국제유한회사)인데 잠재적으로는 중국에 진출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외국 기업들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섬유와 의류는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 중 하나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섬유·의류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17%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20%의 보편 관세를 매기는 등 잇따라 관세를 올리면서 섬유·의류 수출 기업의 이익은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올리는 한편 미국 기업을 통해선 중국 공급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중국 섬유 수출입 상회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수출용 섬유·의류 제품의 국내 판매 전환을 검토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주 마무리한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외무역의 안정화를 주요 업무과제 중 하나로 꼽았는데 이러한 방안의 후속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펑파이는 “대외무역 기업이 내수 전환 시 국내 시장 이해 부족 등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며 “상무부 조사를 통해 더욱 구체적인 일련의 조치로 이들 기업이 내수 채널을 확장토록 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상무부는 각 지역에서 ‘대외무역 우수품 중화행’ 행사를 열어 수출 기업의 내수 확장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조사를 시행한 상하이를 비롯해 10개의 대규모 성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출 기업이 내수로 전환하더라도 중국의 내수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현지 주장이다.

펑파이는 “1~2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해 블룸버그통신 등이 예상한 3.8%보다 작년 12월의 3.7%보다 높다”며 “외국 무역 기업이 우려하는 대금 회수 문제 등에 대해 상무부가 적절한 보장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중장기 전략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펑파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소비재 소매판매 총액은 48조8000억위안(약 9760조원)으로 미국 수출액의 10배 이상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에 우수한 품질의 수출용 품목이 진입하면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는 현재 경기 침체로 물가가 지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연속 0.2% 상승에 그쳤으며 올해 2월에는 전년동월대비 0.7% 하락해 13개월만에 처음 마이너스(-) 전환하기도 했다.

특히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판매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올해 2월까지 29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판로를 찾지 못한 수출기업들의 물량까지 국내로 들어오게 되면 더 큰 수급 불균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무부 연구원 국제시장연구소의 바이밍 부소장은 “대외무역 기업의 내수 확대와 관련한 규칙·채널·결제 시스템·소비자 인식 차이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내외무역 일체화 체계가 구축되면 더 많은 대외무역 기업들이 외부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내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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