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코앞에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 간 신경전이 극에 다르고 있다. 배경에는 단일 브랜드 기준 성남 최대 규모 사업장이라는 상징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양사 모두 은행주공 수주를 발판삼아 서울을 비롯한 인근 지역 대형 정비사업에도 진출하겠단 포석이다.
 | 포스코이앤씨가 은행주공에 내건 현수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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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오는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은행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현재 1900여가구 아파트에서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 동, 3198가구 규모로 다시 태어난다. 사업비만 1조 3000억원 규모다.
몇몇 대형 건설사가 서울권 정비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은행주공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역 랜드마크로 재탄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더샵’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도정사업 수주 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관계자 역시 “수도권 랜드마크 건설을 통해 서울 주요입지 및 1기 신도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양사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각종 특화설계를 강점으로 내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엄마, 포스코 더샵 살고 싶어요”라는 도발적인 현수막을 단지에 내걸었다. 이어 “성남시 질의회신이 완료됐다”며 ‘포스코 특화설계 확정!’이라는 걸개도 내비쳤다. 다만 이같은 내용은 실은 확정된 게 아니었다. 성남시는 사실과 다르다며 철거·정정안내를 요청했다.
 | 두산건설이 은행주공에 내건 현수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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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당 공사비 635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두산건설은 ‘분담금 예시표’가 포함된 인쇄물을 조합원에 보내다가 조합으로부터 두 차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앞서도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이 그룹과 상관 없지만 ‘그룹’ 명칭을 사용했다며 비난하고, 두산건설은 포스코이앤씨가 ‘도산위기’ 등 비방 유인물을 배포했다며 경찰서에 허위사실 유포 고소장을 내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론적으로야 신사답게 수주전을 펼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도 “관련 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어느 정도 어느 정도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