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가족 장례식 알고 있다면?"…AI가 항공료 책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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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델타항공 'AI 티켓팅' 20%로 확대 예정
수요·공급 아닌 개인정보 따라 가격 차별 우려
AI 활용 개인정보 기반 가격 책정 금지법도 나와
델타 "개인식별정보 사용 안 해" 해명
  • 등록 2025-08-04 오전 11:16:24

    수정 2025-08-04 오후 1:07:5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내가 가족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고향에 간다는 사실을 인공지능(AI)이 알아채고 항공권 가격을 올리면 어떡하죠?”

미국 델타항공. (사진=AFP)
미국 최대 항공사 델타항공이 항공료 책정에 AI 기술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미 정치권과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델타항공은 현재 국내선 운임의 3%를 AI를 통해 정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연말까지 2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델타항공은 AI를 활용해 실시간 항공권 수요와 시장 변동을 분석하는 스타트업 ‘페쳐’와 수개월간 협력해왔다. 글렌 하우엔스타인 델타 사장은 “우리는 이 기술이 매우 마음에 든다”며 최근 테스트 진행 상황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AI가 수십 개의 노선을 모니터링하며 요금을 설정하는 직원들의 작업을 보완하거나 자동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들은 예약 시점과 잔여 좌석 수, 직항 여부, 단체 탑승 여부, 경쟁사 가격과 학사 일정, 심지어는 인기 가수의 콘서트 일정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같은 노선에 수백가지 요금을 설정하는 ‘동적 요금제’를 적용해왔다. 페쳐는 여기에 항공사가 제공하는 익명 처리된 예약 및 검색 데이터 등을 활용해 가격을 설정한다.

소비자단체와 정치권에선 항공사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아닌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항공료를 책정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AI가 소비자별로 고통과 불편을 느끼는 ‘페인 포인트’를 찾아내 항공료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례로 AI가 부고 기사를 수집한 뒤 가족과 지인들의 항공권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

미 상원의원들은 지난달 말 기업이 AI를 활용해 검색 기록과 위치 정보, 온라인 활동, 소득 등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가격 또는 임금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며 델타항공을 사례로 꼽았다.

델타항공은 AI 항공료 책정 모델이 개인식별정보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수습에 나섰다. 델타항공은 지난 2일 미 상원의원에 보낸 서한에서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개별 고객에게 맞춤 요금을 부과하는 항공권 상품을 사용한 적 없고, 테스트 중이거나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페쳐가 AI를 통해 제안한 항공료는 최종적으로 인간 직원의 조율을 거친다는 설명이다.

AI를 이용한 항공료 책정은 글로벌 항공업계에 확산하는 모양새다. 델타뿐 아니라 버진 애틀랜틱, 웨스트젯, 브라질 아쥴항공, 멕시코 비바아에로부스, 모로코항공 등도 페쳐와 협업하고 있다. 2022년 페처는 자사의 AI 모델을 도입한 항공사들의 매출이 9%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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