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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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한중관계가 풀릴 수 있을까? 사드배치 문제로 난항을 겪어왔던 한국과 중국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협정이 극적으로 연장되면서 한중관계가 냉각기를 딛고 해빙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르면 11월초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사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앞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 참석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 시간) 현지 기자회견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 계약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만기일은 3년 뒤인 오는 2020년 10월 10일로 규모는 기존 계약과 같은 560억 달러 규모다.
文정부 출범 이후 사드배치 여파로 한중관계 최악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중수교 25주년이었던 지난 8월말 한중 양국이 별다른 축하행사 없이 초라하게 수교 25주년을 맞이할 정도다. 사드배치와 이에 따른 중국 경제보복의 여파다. 실제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경제보복의 여파로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은 물론 관광·여행·면세점업계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는 불편한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불편한 한중관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모두 복수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한 것은 물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다녀오기도 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단 한 차례 정상회담을 가지고 정상통화 역시 취임 이후 상견례를 겸한 당선 축하 전화가 유일했다. 특히 지난 9월초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직후 문 대통령은 미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정상들과 연쇄 전화통화에서 북핵문제를 논의했지만 시진핑 주석과는 통화를 하지 못했다.
사드갈등에도 정경분리 원칙 큰 틀 합의…文대통령·시진핑 정상회담이 최대 분수령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소식은 향후 한중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한중 양국이 사드갈등에도 불구하고 정치·경제를 분리 접근한다는 큰 틀의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한중 양국이 금융위기 등 비상시에 서로 상대국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과 국가신인도 제고를 통해 외환위기의 방어막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위안화 국제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사드갈등 탓에 중국이 통화스와프 연장에 부정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그동안의 우려를 고려해보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이번 합의가 오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중관계 복원이 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에도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드배치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구조의 본질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중관계 해빙의 본질적인 계기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2차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별다른 접촉이 없는 상황이다. 비관적으로 본다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나 양 정상의 만남을 조심스럽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 주석의 집권 2기 대관식이 될 오는 18일 중국 공산당대회 이후 중국의 사드 강경론이 다소 누그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이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