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경영비리로 전직 경영진이 검찰 수사까지 받는 대우조선해양이 수백억 원짜리 소송을 잇달아 당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 측을 상대로 22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청구액은 사학연금 147억 원, 공무원연금공단 73억 원이다. 소송 경과에 따라 청구액은 늘어날 여지가 있다.
이 사건 피고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66) 대표를 비롯해 고재호(61) 전 사장, 김갑중(61) 전 부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이다. 아울러 고상곤(63)·신광식(62)·이상근(47)·조전혁(56)·한경택(61) 등 사외이사 5인도 포함됐다. 분식회계를 잡아내지 못한 안진회계법인도 이름을 올렸다.
연금과 공단은 소장에서 △대우조선해양은 회계를 분식해서 사업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공시했고 △경영진은 이를 지시하고 보고를 받았으며 △사외이사들은 분식회계를 견제하지 않았고 △안진회계법인은 허위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낸 점을 문제로 삼았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최근까지 서울중앙지법에 회사 측을 상대로 많게는 수백억 원대의 소송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3일 회사와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등을 상대로 489억 원의 소송을 냈다. 소액주주 강모씨 등 22명은 지난주 35억7000여만원의 소송을 냈고, 그에 앞서 김모씨 등 118명이 49억3000여만원의 소송을 지난달 30일 제기했다. 소송 대열에는 국가도 참여해서 지난 15일에는 회사와 전·현직 경영진과 사외이사 등을 상대로 4억 원 규모의 소송이 접수됐다.
소액주주를 대리해 소송을 낸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비리가 검찰 수사로 확인된 만큼 유사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5조원대 회계부정을 저지른 의혹이 제기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별관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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