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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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구직급여(실업급여)가 석달 연속 1조원 넘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3개월 이상 연속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역대 세 번째다.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취업 문을 걸어잠그며 취업 한파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2025년 4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1571억원(지급자 70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9.7%(1025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달 기준으론 코로나 사태로 고용시장이 악화한 2020년 4월(1조 158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이 지급됐다. 구직급여를 신청한 사람도 지난달 10만 3000명을 기록하며 2020년 4월(12만 9000명), 2021년 4월(10만 3000명) 이후 세 번째로 많았다.
구직급여는 지난 2월(1조 728억원), 3월(1조 510억원)에 이어 4월까지 3개월 연속 1조원 이상이 지급됐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3개월 이상 연속으로 1조원이 넘은 것은 2020년 5~9월(5개월), 2021년 2~8월(7개월) 이후 역대 세 번째다.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난 사람이 역대 세 번째로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구직급여 적용 대상이 넓어졌지만, 이를 감안해도 고용시장이 코로나 사태 때만큼 크게 악화했다는 의미다.
특히 건설 업계 상황이 심각하다. 건설 일자리를 잃어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8만 4200명으로 1년 전보다 24%(1만 6300명) 늘었다.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도 지난달에만 13만 7000명에 달했다. 건설업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75만 4000명)도 전년 동월 대비 2.5%(2만명) 줄며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줄었다는 건 사회안전망에 편입된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회사들이 노동자들을 내보낸 결과다.
취업시장도 좋지 않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지난달 0.43을 기록했다. 같은 달 기준 2020년 4월(0.34)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구인배수는 지난 1분기에 0.33을 기록해 1분기 기준 1999년(0.212), 1998년(0.238), 2009년(0.326) 이후 역대 네 번째로 낮았다. 최근 구인배수가 낮은 건 공급(구직자 수)보다 수요(구인자 수)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구직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만 2000명 늘었는데, 구인자는 21만 2000명 줄었다. 기업들이 채용 문을 걸어 잠그며 1인당 일자리 수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다만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구직급여 인원 증가폭이 올해 1월부터 둔화하고 있어 고용 상황이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보험 가입자 규모 증가나 계약종료 후 구직급여를 타는 경향이 강해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용 상황이 나쁘다고 볼 수치는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