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본부장은 4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늘 저녁 출국해 5일 워싱턴 D.C.에서 미국 측 고위급 관리와 협상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주요 이슈별 우리 측 제안과 한미 상호 호혜적 산업협력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 상호관세 유예 연장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전날 통상추진위원회를 열어 한미 통상협상 전략을 가다듬은 후 이날 국회 산중위에 이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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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의 방미다. 이재명 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된 여 본부장은 앞선 지난달 22~27일 미국을 찾아 새 정부 첫 한·미 고위급 통상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미국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비롯한 국내 민감 이슈를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해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권한대행 체제는 물론 각 부처 장관 임명도 안 된 새 정부에서도 당장은 본격적인 논의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일괄 조치인 만큼 미국 측이 한국의 예외적인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우리뿐 아니라 일본, 인도 등 약 10여개국이 현재 미국과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이 지난 2일(현지시간) 46%로 예고됐던 관세율을 20%로 낮추기로 하며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대미 관세합의를 마쳤으나 나머지 국가는 여전히 미국과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수출산업계도 여 본부장의 방미가 상호관세 유예로 이어질 수 있을지 면담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올 3~4월부터 철강·자동차 등에는 25~50%의 품목 관세가 부과 중이고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빼면 10%의 상호관세도 붙어 있지만, 상호관세가 유예 없이 시행되면 거의 모든 품목에 25%의 관세가 붙어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이기에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로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기에 조금 시간의 여유를 갖고 내실을 기하며 협상하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