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올해 초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사실상 섬나라로 수출입 화물의 99.7%를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며 “해운의 중요성은 반도체 못지않지만, 아직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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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국 해양·조선업 부흥을 위해 중국에 대한 고강도 제재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입항하는 중국 선사와 중국 소유 선박에 순톤수 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문제는 중국이 이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중국이 자국 선박만 입항을 허용하는 보복 조치를 내릴 경우 중국 비중이 높은 우리 해운업과 수출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또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보다 물동량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미중 무역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해운 경쟁력 강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우리 해운 경쟁력이 약화해)컨테이너선과 같은 중국 주력 선종을 이용하면 된다는 말은 반도체를 수입해서 쓰면 된다는 말과 같다”며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과 우리 국적 해기사를 통해 운영하는 필수 선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올해 3대 중점 추진 과제로 △우수 해기사 확보 △친환경 △디지털화를 꼽았다. 특히 해기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해기사 1만1000여명 가운데 한국인은 7300명, 외국인은 4000명으로 외국인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34년에는 운항 선박 증가에 따라 추가로 4000명의 해기사가 더 필요해 인력난이 우려된다. 박 회장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해운 관련 공약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해운업계가 당면한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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