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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170만배럴 규모로 전 세계 수요의 2% 미만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인 지난 2018년 말 이란의 핵 합의 탈퇴에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가한 여파다.
이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제재 대상에 오른 이란에서 원유 구매를 중단한 반면 중국은 이란산 원유 의존도 높였다. 원유 수출이 막힌 이란이 ‘그림자 선단’으로 불리는 선박들을 이용해 선박 위치 추적기를 끄고 싼 값에 원유를 팔자 중국 내 소형 정유사인 이른바 ‘티팟’들이 몰렸다.
이란산 원유는 현재 오만산보다 배럴당 약 2달러 저렴한 수준이지만, 지난 2023년에는 11달러나 저렴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이란 갈등 고조 및 미국의 제재 강화 가능성으로 인해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이란산 원유는 수요가 거의 없어 중국 정유사들은 구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게다가 이란산 원유는 제재 대상인 탓에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이란은 중국산 상품 구매 외에는 원유 판매 대금을 사용할 길이 없다. 이런 이유로 이란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강화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유가 급등 리스크를 완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 400만배럴 이상의 예비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두 국가는 과거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약 6개월 안에 감소 물량의 80%를 대체 공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국 티팟들은 이란산 원유를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에 원유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