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BBQ치킨과 교촌치킨이 지난 3년 새 원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치킨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는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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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치킨 회사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불어났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5062억원으로 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6.9%를 기록해 전년보다 3.2%p(포인트) 증가했다.
 | (자료=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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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수익성 개선에는 가격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23일 인기 메뉴 황금올리브치킨 소비자권장 판매가격을 3000원 올리는 등 2년만에 가격 조정에 나섰다. 사이드 메뉴까지 포함한 110개 품목 중 치킨 제품 23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평균 소비자권장 판매가격 인상률은 6.3% 수준이다.
문제는 지난해 원가율이 59.2%로 전년 대비 2.6% 하락한 데다 2023년에도 2022년 대비 0.5% 떨어졌다는 점이다. 원가율은 매출에 매출원가를 견준 것으로 매출원가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원재료비와 근로자 인건비, 전기료, 포장비 등이다. 원가율을 낮추면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다.
BBQ제네시스 관계자는 “원가율이 하락한 것은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원가는 전년대비 상승했다”면서 “원·부재료 가격의 상승, 최저임금, 임차료 및 기타 유틸리티 비용(가스비, 전기비 등)의 급격한 상승으로 가맹점이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단행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도 2023년 4월에 가격 인상에 나섰는데, 그해는 원가율이 69.3%로 전년보다 6.4% 하락했다. 당시 교촌에프앤비는 4월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품목별로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렸다. 2021년 11월 가격 조정 이후 1년여 만이었다.
교촌애프애비는 이에 대해 2022년의 악화된 경영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가맹점과 계약을 맺을 때 원재료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본사가 그 부분을 모두 부담하기로 한 탓에 영업이익률이 2021년 8%대에서 2022년 1%대로 확 떨어졌다”면서 “크게 오른 원육(치킨 원재료) 가격이 본사 입장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데다 가맹점에서도 수익 보전 차원에서 가격 인상 요구가 있어 2023년 가격을 인상했다”고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1년에 영업이익률이 8.1%였다가 2022년에는 1.7%대로 크게 낮아졌다. 원가율 역시 2021년에는 78.3%에서 2022년 82.7%로 4.5% 늘어났다. 교촌에프앤비는 다른 치킨 3사 중에서도 원가율이 10~20% 정도 높은데 이는 대표제품이 ‘부분육’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대표제품이 날개와 다리로만 이뤄진 ‘허니콤보’로 닭 한마리로 제품 하나를 만들 수 있는 타사 대표 제품(BBQ 황금올리브치킨, BHC 뿌링클)과 달리 닭 2~3마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BHC치킨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도 2023년 12월 29일부터 뿌링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000원 인상하는 등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해 평균 12.4% 가격을 끌어올렸다. 가격을 올린 2023년 원가율은 64.7%로 2022년 62.3%에서 2.4% 올랐다. 이후 2024년에는 61.2%로 3.5% 하락했다. 가격 인상으로 지난해 BHC치킨은 영업이익률이 26.1%로 전년보다 3.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