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1일. ‘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사진)가 장 클로드 트리셰의 뒤를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 자리에 올랐다. 부임 직후부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하해 위기해결에 적극 나섰던 드라기 총재의 취임 1년 성적표는 어떨까.
 |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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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드라기 총재에 대해 ‘손실은 막았지만 주주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데는 실패한 경영자’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는 취임 2년차를 맞는 드라기 총재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점이 무엇인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FT는 “ECB 총재의 전통적 역할인 기준금리를 조정해 물가가 과도하게 오르거나 내리는 것을 막는 차원이라면 드라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유로존 구하기에 사투를 벌이는 ‘사령관’이라는 비공식적인 임무를 성공했는 지는 의문”이라고 혹평했다.
당장 지난 1년간 눈에 보이는 유로존 경제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취임 당시보다 높아졌고 유로존 경제성장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각국 정부는 적자 줄이기에 여전히 발버둥치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야심차게 도입한 무제한장기대출(LTRO)과 채권매입프로그램(OMT)이 위기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나마 독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강행한 OMT 역시 기존 드라기 총재 취임 전 시행됐던 자산매입프로그램(SMP)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로존 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서 드라기 총재의 부족한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 피사니-페리 브루에겔 싱트탱크 이사는 “트리셰 전 ECB 총재는 마치 유로존의 ‘창시자’처럼 유로존 정책자들과 의견을 교환했지만 드라기는 그냥 한 명의 중앙은행 행원일 뿐”이라며 “(드라기는)정부에 ‘당신들은 당신의 일을 하시오. 나는 내일을 할테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