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 찬바람에…쪼그라든 취업자 증가폭(종합)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21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2%대 실업률 5개월째
취업자수 증가폭 6개월 연속 둔화…제조업 고용위축
"실물경기 대비 고용시장 후퇴 아직 본격화 안해"
  • 등록 2022-12-14 오후 7:51:17

    수정 2022-12-14 오후 8:08:28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불안한 경제상황과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고용시장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11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60만명 이상 늘었지만, 증가 폭은 반년째 둔화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2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내년 1%대 ‘저성장 늪’에 빠질 것이란 경고와 함께 고용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22 PKNU 진로·취업박람회’가 열린 지난달 9일 오후 부산 남구 부경대 대연캠퍼스 체육관을 찾은 학생들이 기업 부스에서 채용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21개월 연속 취업자수 증가했지만…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908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만6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3월 반등 이후 21개월 연속 취업자수가 늘었고, 같은 달(11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폭 증가다.

다만 증가 폭은 지난 6월부터 계속해 둔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 5월(93만5000명) 이후 △6월(84만1000명) △7월(82만6000명) △8월(80만7000명) △9월(70만7000명) △10월(67만7000명) △11월(62만6000명) 등으로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수가 47만9000명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고, 50대와 30대에서 각각 9만2000명, 6만6000명이 증가해 뒤를 이었다. 반면, 20대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4000명 줄었다. 범위를 넓혀15∼29세 청년층 취업자도 전년동월대비 5000명 줄어 작년 2월(-14만2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40대 취업자수도 1년 전보다 6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연령대의 취업자수 감소는 산업 부진의 영향과 함께 인구감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투자 위축도 고용 악재 작용 가능성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고용의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11월 제조업 분야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10만 1000명에 그쳐 전월(20만1000명)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9월 이후 석 달째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은 전체 취업시장에서 가장 큰 15.8%(11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 위축시 전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제조업 고용 둔화세는 글로벌 통화 긴축 및 중국봉쇄 조치에 따른 수출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11월 전년동월대비 14.0% 줄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였다. 수출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 8월 이후 처음이다.

주요 수출 감소 품목 역시 제조업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12월 1~10일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10대 수출품목 중 △석유제품 △승용차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제조업 품목 모두 전년 대비 수출액이 감소했다. 가전제품, 컴퓨터 주변기기, 무선통신기기는 4000만 달러 이상 수출액이 감소했다. 수출 금액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의 수출액도 2700만 6000달러나 줄었다.

투자 위축도 향후 고용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향후실적을 가늠하는 국내기계수주(2조 5030억원)가 전년동월대비 5.7% 감소했고, 건설수주도 전년동월대비 40.5%나 줄었다. 건설수주 감소폭은 2013년 2월(-44.4%) 이후 최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시장은 수출 감소 및 투자 위축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기악화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며 “실물경기 후퇴에 비해 고용시장 후퇴는 본격화 되지 않았기에 향후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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