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병원에 따르면 경기 북부에 거주하는 말기신부전 환자 차모(58) 씨는 지난 4월 말경 갑작스러운 흉통과 의식 저하 증상으로 의정부을지대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검사 결과, 상행대동맥, 대동맥궁, 하행대동맥 전체가 파열 직전까지 확장된 대동맥류와 함께 심낭 내 출혈이 발견됐다. 즉시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차 씨는 주 3회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 환자로, 다양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수술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에 심장혈관흉부외과 유양기, 이준 교수팀은 상행대동맥과 대동맥궁 전체를 인공혈관으로 치환하고 하행대동맥에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기저질환에 따른 수술 후 합병증과 고난도 수술에 대한 염려로 수술 동의를 망설이던 환자와 보호자를 면담한 끝에 수술 동의서를 받은 뒤 빠르게 수술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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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을지대병원은 이번 수술이 단순한 치료 성공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대동맥치환술은 혈관이 늘어난 대동맥류나, 혈관 벽이 찢어진 대동맥박리 환자에게 시행되는데, 생명과 직결되는 혈관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빠른 판단과 고도의 술기가 필수적이다.
상행대동맥, 대동맥궁, 하행대동맥 전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통 일정 기간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수술이나 시술을 진행하지만, 이번 사례는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시행해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 대한 반복 수술 부담을 줄이면서 생명을 지켰다.
이준 교수는 “대동맥수술은 인공 심폐기와 저체온을 통한 전신순환정지 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신속한 수술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응급 심장 대동맥질환은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기 때문에 흉통, 호흡곤란 발생 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양기 교수는 “심장 대동맥질환은 성공적인 수술만큼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심장수술은 위험하고 일상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수술 부담은 줄이고 성공률은 높이는 치료법이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