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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로 뒤지던 전반 21분, 퀴라소의 리바노 코메넨시아(취리히)가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과감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수비수를 맞고 굴절된 공이 독일의 베테랑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들의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유효슈팅을 역사적인 첫 골로 연결한 순간이었다. 골이 터지자 벤치의 아드보카트 감독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고, 관중석에서도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후 전열을 정비한 독일은 카이 하베르츠의 멀티골을 포함해 저말 무시알라, 데니스 운다프 등 6명의 선수가 고루 골 맛을 보며 화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경기 결과보다 퀴라소의 한 골에 주목했다. BBC는 “7골이나 내줬지만 퀴라소가 터뜨린 이 골은 월드컵에 출전한 가장 작은 나라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번 경기 킥오프로 퀴라소의 수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사령탑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대회 직전까지 이 부문 기록은 2010 남아공 대회 당시 만 71세로 그리스를 이끈 오토 레하겔(독일) 감독이었으나, 이번 대회 개막 이후 나흘 만에 타이틀 홀더가 세 번이나 바뀌는 격변이 일어났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끌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올해 2월 건강이 좋지 않은 딸을 돌보겠다는 이유로 사임했다가, 지난 5월 팀의 요청에 전격 복귀해 퀴라소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지휘봉을 잡았다. 경기 시작 전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대패의 아쉬움보다 과정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제자들을 감쌌다. 그는 “독일을 상대로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했지만 상대는 너무나 강력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첫 골이 터졌을 때 우리 팬들이 보여준 기쁨은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역사적인 첫 발을 뗀 퀴라소는 오는 21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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