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도 결국 중국 겨냥"…시진핑이 트럼프 방중 못 막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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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이란 공격…"中에너지 명줄 차단 포석"
부동산 위기·군부 균열…발목 잡힌 시진핑
中,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개인 비난은 ''회피''
허드슨연구소 "이란 문제, 모두 중국에 관한 것"
  • 등록 2026-03-04 오전 9:29:39

    수정 2026-03-04 오전 9:29:3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이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 보도로 ‘본·우에다 기념 국제기자상’을 수상한 중국 전문 기자 나카자와 가쓰지 편집위원(전 중국 총국장)이 시진핑 정권 심층 분석 고정 코너 ‘시진핑 정권 워치’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지고 일정도 크게 짧아진 ‘3월 31일~4월 2일’이다. 일정 단축의 배경엔 이란 군사 작전 시나리오를 감안해 워싱턴을 비우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올해 두 차례 연속 군사 행동(1월 베네수엘라, 2월 이란)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모두 중국의 핵심 원유 공급국이다. 이 두 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직접 흔드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석유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한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게 이란은 미국 주도의 제재를 피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생명줄이다. 트럼프가 이 공급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베네수엘라에서 이미 증명했다.

시 주석이 하메네이 제거라는 충격적 사태에도 트럼프 방중을 수용하는 배경엔 중국 내부 사정도 있다. 부동산 부채 위기, 기업 실적 악화, 청년 실업 등 경제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미국 대기업 수장들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취소되면 중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시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군 최고위 인사인 장유샤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드러난 인민해방군 내부 균열도 시 주석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지목해 비난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왕이 외교부장도 마찬가지다. 미중 정상회담을 지키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지네브 리브라 연구원은 “이란 문제는 모든 것이 중국에 관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아 미국 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집중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트럼프의 속내라는 해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역사적 우연도 짚었다. 미중 수교가 이뤄진 1979년 1월, 이란 이슬람혁명도 같은 달 발생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1989년 6월 4일, 호메이니 사망이 발표된 날과 천안문 사태가 같은 날 겹쳤다. 이란·중국·미국이 한 신문 1면에 나란히 실린 날이었다. 이번 하메네이 제거 역시 세 나라가 다시 얽히는 현대사의 반복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9년 1월까지 시진핑 주석이 대만·서태평양에서 모험적 군사 행동에 나서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이 방중의 목적 중 하나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다만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장기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측 사정으로 방중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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