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 6·3 대선에서 서울대 학부생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지지율 35% 이상을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을 7%포인트 이상 따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 기술혁신파크 학생식당에서 ‘학식먹자 이준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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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보사인 ‘대학신문’은 9일 ‘2025 서울대 학부생 정치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20일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고, 서울대 학부 재적생 전체를 모집단으로 삼아 1,057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01%다.
조사 결과는 학사과에서 제공한 2025학년도 학부 재적생 자료를 기준으로, 서울대 과학데이터혁신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표본이 모집단을 더 잘 대표하도록 성별·단과대학·학번별 가중치(셀 가중)를 부여해 분석했다. 서울대 학부생 정치의식 설문조사는 1985년 이래 열한 번째로,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는 지지율 3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가 27.5%로 2위에 올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7.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4.8%)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대 학부생들의 지지율은 실제 대선 득표율(이재명 49.42%, 김문수 41.15%, 이준석 8.34%, 권영국 0.98%)과는 매우 딴판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대학신문에 “개혁 보수를 원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수요에 적합한 기성 정치인이 부재했다”며 “그 대안으로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서울대 학보사인 ‘대학신문’은 8일 ‘2025 서울대 학부생 정치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대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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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학부생의 성별에 따른 정치 성향 차이가 두드러졌다. 서울대 학부생 여성 응답자의 경우 스스로를 ‘진보’로 여기는 비율은 43.0%였고, ‘보수’라는 답변은 11.0%에 불과했다. 반면에 남성 응답자는 38.9%가 자신을 ‘보수’, 21.4%가 ‘진보’라고 각각 응답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회 전반에 깊은 균열을 낳을 수 있을 정도로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심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한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학부생은 2007년 조사에서 40.5%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2017년 9.4%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9.1%로 급증했다. 반대로 ‘진보’라고 답한 학부생은 2017년 41.8%에서 크게 감소한 29.0%로, 1992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