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한국거래소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등급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남찬우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투자보호부장은 “거래소가 작년부터 상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고 실적도 냈다”며 “그동안 이론과 현장이 안 맞는 부분을 검토해 컴플라이언스 컨설팅 모델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상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상장사 등급 책정은 1년에 한 번 시행할 예정이라고 남 부장은 말했다.
거래소는 그동안 상장사의 내부자 거래예방 캠페인 일환으로 컴플라이언스 셀프체크 서비스를 시행해 왔다. 이번 등급제는 그동안 컨설팅 모델을 더욱 세분화하고 발전시켜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컴플라이언스의 성숙도 모델과 수준 진단 툴, 체계평가 모델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등급은 평가가 나쁜 1단계부터 가장 좋은 5단계까지로 구분된다. 상장사 규모별 진단을 위한 항목과 질의서 등을 통한 체계 평가와 정량·정성 지표, 모델 등을 마련했다.
거래소는 상장사가 1단계에 평가를 받더라도 다음에 2단계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남 부장은 “그동안 상장사는 자율적 컨설팅을 통해서 신뢰를 형성했지만 주가조작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분식회계 등으로 신뢰가 떨어질 경우 투자자 외면의 위험이 컸다”면서 “상장사가 투자자를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거래소가 지원사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등급제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상장사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보호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남 부장은 “시장 활성화도 필요하지만 투자자 보호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부실한 기업이 들어오거나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등의 문제를 대비해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