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라면 3사가 1분기(1~3월)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003230)은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두자릿수대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2분기부터는 농심(004370)과 오뚜기(007310)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하는 반면 삼양식품은 미국의 강화된 관세 정책 영향권에 들어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자료=다트, 에프앤가이드) 2025년 1Q 실적은 추정치 (단위=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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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9119억원으로 4.5% 늘어날 전망이다. 라면외 부문이 내수 침체로 부진했던 데다 판관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별 매출 기준으로 라면은 전체 매출의 74%, 스낵은 17% 수준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가 및 판관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1분기에 팜유, 전분유 등 일부 주요 원재료 가격 부담이 지속됐고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가 상승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9011억원으로 2% 정도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부진 영향에 광고비 등 판관비 집행에 따른 마진 부담이 이어졌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뚜기와 농심의 가격 인상 효과는 2분기 이후에나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와는 가격 협상이 이뤄져야 하기에 조율된 가격이 실제 반영되는 데는 2개월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진라면 등 17개 라면 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농심도 지난달 17일부터 신라면 등 17개 제품 가격을 평균 7.2% 올렸다.
반면 삼양식품은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1017억원, 490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모두 27%씩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불닭볶음면 수출 물량 증가로 매출액이 증가하며 높은 수익성이 유지됐을 것”이라며 “최근 상승한 원달러 환율 또한 해외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에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삼양식품 추정 올 1~2월 월평균 라면 수출 금액은 7455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월평균 대비 34% 증가했다.
미국 관세 정책은 2분기 이후부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상호 관세 시행을 90일 연기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 관세는 기본 관세율인 10%만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 미국 법인 매출액 기여도는 22.2%로 불닭볶음면 물량 전체는 국내에서 생산된다. 농심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대부분이라 관세 영향은 별로 없다. 농심은 2005년에 미국 LA에 라면 생산 공장을, 2022년에도 1공장 옆에 2공장을 건립해 가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