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없는 경제성장 가능할까…韓 현주소는

한은, 국가별 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의 탈동조화 분석
‘경제성장 동시에 탄소배출 감소’ 韓 지연되고 있어
"노동집약적 업종·고탄소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문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및 전환금융 활성화 등 필요"
과도한 AI산업 발전, 탄소저감 가로막는 요인될수도
  • 등록 2025-02-19 오후 12:00:00

    수정 2025-02-1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국제사회의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배출이 감소하는 ‘탈동조화(decoupling)’가 글로벌 주요 국가 대비 늦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향후 한국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탄소·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비롯해 녹색·전환금융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따랐다.

다만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서비스는 에너지 소비를 과도하게 증가시켜 탈동조화를 저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성장 동시에 탄소배출 감소’ 韓은 더뎌

19일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기후리스크분석팀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국가별 패널자료를 통한 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의 탈동조화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규범이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탈동조화에 주목하고 있다.

탈동조화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함께 산업구조, 기술 및 금융이 유기적으로 발전해야 달성 가능한 국가적 과제로 여겨진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저탄소 전환 전략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감축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와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분석팀이 59개국(중간소득 23개국·고소득 36개국)에 대한 패널분석한 결과, 탈동조화가 시작되는 소득전환점은 1인당 GDP 2만 3000달러 내외로 추정됐으며, 고소득 국가는 대체로 탈동조화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한국의 경우 소득전환점이 평균보다 높은 1인당 GDP 3만달러 내외로 추정됐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통계에서도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집약도(또는 에너지원단위, GDP 1000달러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사용량)와 1인당 탄소배출량은 OECD 평균보다 각각 1.5배,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소득전환점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은 주로 산업구조 발전 상황과 에너지 공급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연정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한국의 서비스업 비중 확대가 저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경제구조 변화의 탈동조화 촉진 효과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제약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탄소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공급구조에 집중된 기술혁신과 신용공급은 탄소배출량을 강화해 탈동조화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고부가가치 산업 키우고, 전환금융 활성화해야”

이에 연구팀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 탈동조화 추세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으로 △저탄소·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청정에너지및 친환경 기술 도입 촉진 △녹색·전환금융 활성화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특히 서비스업이 탈동조화 촉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 운송서비스, 그린 디지털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저탄소 서비스업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고탄소 산업의 단계적 저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는 ‘전환금융’ 제도 도입 방안도 제시됐다. 전환금융이란 고탄소·난감축 산업의 저탄소 전환 활동에 자금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현행 녹색분류체계에 따른 엄격한 활동·인정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으나 탄소저감에 일부 기여할 수 있는 과도기적 활동을 지원하는 금융이다. 최근 일본, 중국 등은 전환금융 도입을 본격화했으며, 싱가포르, EU 등도 기존 녹색금융 체계와 연계할 전환금융 제도를 마련 중이다.

연 과장은 “전환금융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특화된 전환금융 도입은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공급의 사각지대를 해소 함으로써 탄소배출 감축정책 시행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하고, 산업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고부가치산업 중 하나인 AI산업은 경제 전반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으로 미국은 현재 친환경이 아닌 화석연료의 전환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탄소 중립에 대한 국제 정세 기조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연 과장은 “AI 관련해서는 최근 미국 기업들도 이슈가 되면서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가 다시 거둬들이거나 목표를 재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산업과 에너지는 전체적으로 전환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게 향후 추세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론 탄소 집약적인 연료를 쓰지 않은 산업이 발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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