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일반적인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해 중국산 수입 비중을 품목별로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수십년 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입지를 굳힌 이후 미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중국산 제품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부분의 필수품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결국엔 관세 부담을 미국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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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생산되는 비중이 높은 품목이나, 2018년 첫 미중 무역전쟁 이후 생산기지를 멕시코나 베트남, 태국 등 중국 이외 지역으로 옮긴 일부 품목은 가격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중국산 제품의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주방이다. 토스터(99%), 보온병(96%), 접시(80%), 냄비·프라이팬(82%), 믹서기(83%), 조리용 칼(82%), 전자레인지(90%), 가스레인지(51%), 커피 메이커(40%), 에어프라이어(37%) 등 모든 품목에서 중국산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욕실에서 쓰이는 메이크업 브러쉬(82%), 네일케어 도구(82%), 빗(91%) 등 개인 위생용품도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거실에 있는 제품들 역시 상당수가 중국산이지만, TV는 멕시코산, 소파는 베트남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나 매트리스는 부피가 크고 배송비가 비싸 미국산이 많다. 진공청소기는 5년 전까지만 해도 5대 중 4대가 중국산이었으나, 지금은 베트남이 최대 공급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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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유일하게 중국산 제품이 아닌 품목은 자동차다. 오래된 관세, 엄격한 규제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뜻은 아니다. 많은 부품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5월 3일부터 발효된다. 전기차의 경우에도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가 중국산일 가능성이 높고, 173%의 관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145%가 넘는 관세가 적용되는 경우 대부분의 제품 수입이 차단될 것”이라며 “원자재, 부품 등을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미국인들은 제품 부족, 선택의 폭 감소, 가격 인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