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국사 강사 전한길 및 극우 유튜버 등이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단체 집회를 모의하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집회 사용 불허 방침을 밝힌 가운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연한 조치”라고 밝혔다.
 |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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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강기정 시장으로서는 5·18 신성한 그곳에서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집회를 허락했다가 광주 시민들과 불상사가 날 수도 있는데 허락하지 않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전한길씨인지 뭐 김한길씨인지는 모르지만 그분이 5·18 광장 거기가 어디라고 거기 와서 (집회를) 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8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경찰 추산 5만 2000여 명이 모인 것과 관련 “조기 대선을 앞둔 진영 결집”이라며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이나 일부 보수, 특히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대통령 되는 꼴은 죽어도 못 보겠다’며 모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통령선거는 내란세력과 내란반대세력이 결집해서 나온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헌재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감옥에 갇히면 그것만으로 머지않아 윤석열의 준동이 끝난다”고 봤다.
앞서 보수 유튜버 안정권 씨는 오는 8~9일, 15~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 광주시에 광장 사용을 문의했다. 집회 신고는 통상 경찰에 하지만 광장에서 하려면 각 지자체의 사용 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극우 유튜버 안정권이 5·18 민주광장에서 내란 동조, 내란 선동 시위를 하겠다고 문의해왔다”며 해당 유튜버에 대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방한 내란 동조자이자 반민주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강 시장은 “나치는 홀로코스트 기념 공간에서 집회할 수 없다. 민주 시민에게 맞아 죽는다”라면서 “5·18 광장에서 극우 집회는 절대 용납할 수 없고 광장 사용을 불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사진=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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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8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진행한 백브리핑을 통해 강기정 광주시장을 겨냥해 “민주적이지 못하다”고 언급했다.
전 씨는 세이브코리아가 15일 개최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날 ‘강기정 시장이 집회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광주 시민들이 원했던 5·18은 민주화다. 독재에 맞섰다”며 “그럼 얼마든지 와서 이야기하라고 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오지 말라는 것은 독재이고, 그것은 광주 시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옛 전남도청 앞에 자리 잡은 5·18 민주광장은 1980년 5월 시민들이 계엄군의 폭력 진압에 맞서 시위한 곳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말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유튜버 안 씨 측은 광장 인근으로 장소를 옮겨 집회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8일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에서 집회를 한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도 15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집회를 하겠다는 집회 신고서를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