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수출 막았지만…“中기업들, 1년치 이미 비축”

바이트댄스·텐센트 등 1년치 긴급 주문
수십억 달러 상당 규모 H20 이미 확보
“美 H20 수출 제한, 예상됐던 일”
  • 등록 2025-04-23 오후 2:20:51

    수정 2025-04-23 오후 2:20:5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중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일찌감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인 ‘H20’을 비축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 사옥.
23일 닛케이 아시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가 지난해부터 미국이 H20 대중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에 대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 회사는 엔비디아에 H20 칩 100만개, 즉 1년치 분량을 늦어도 오는 5월까지 가능한 빨리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H20 대중 수출을 금지하면서 실제 공급된 물량은 이보다 적었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이 같은 긴급 주문의 가치는 120억 달러(약 17조원) 이상으로, 이미 수십억 달러 상당 규모의 H20이 이들 기업에 공급됐다. 3개 회사 중 바이트댄스가 가능한 한 많은 H20 칩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올해 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부상한 이후 중국 내 AI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H20 칩 수요도 늘어났다.

중국 주요 기술 회사의 한 임원은 “H20 중국 수출 제한은 이미 예상됐기 때문에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서 “모든 주요 중국 기술 회사들은 사전에 H20을 비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주요 기술 기업들은 제3국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혹은 해외 자회사 설립, 현지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칩에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 본토와 홍콩 외에도 미국 내 2곳을 포함해 13개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아일랜드와 노르웨이를 포함한 유럽과 동남아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H20 칩은 지난 2022년 출시된 H100 칩의 저사양 버전이다.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으나 지난주 미국 정부는 이마저도 수출을 금지했다.

H20은 H100과 비교해 학습 성능은 약 10%, 추론 성능은 약 20% 수준이지만 중국 내 인기는 높다. 홍콩 기반 AI 엔지니어 유진 리는 “H20은 외형상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지만 실제로는 추론 용도로 최적화돼 있다”면서 “H20 재고가 부족해지면 국산 칩 등으로 일부 대체 가능하겠지만 대규모 AI 모델 학습 및 최적화 작업은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2024 회계연도(2023년 2월~ 2024년 1월) 기준 중국은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에서 전년(17%) 대비 감소한 약 13.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비중은 11.2%에서 18%로 상승했다. 다만 이는 청구서 발행지 기준이며, 실제 제품은 다른 지역으로 배송되는 경우가 많다고 닛케이 아시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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