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은 중개업체(플랫폼)가 대출이 필요한 사람을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와 연결시켜주는 신개념의 금융서비스다. 학자금이나 사업자금이 필요한데 제도권 금융의 이자율이 부담되는 저신용 대출자와 시중 금리보다 높은 연 10%이상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가 만나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말 235억 원이던 P2P 대출 잔액은 올해 9월 말 현재 2087억 원이다. 민간업체인 크라우드연구소에따르면 올해 10월까지 P2P 누적 대출액은 4032억 원, 연말까지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P2P 대출이 인기를 끌자 금융위는 이달 초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한도 제한(개인의 연간 P2P 투자액수 건당 500만 원, 중개업체당 1000만 원) △P2P 업체가 자본금으로 먼저 대출해준 뒤 추후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출금을 메우는 ‘선대출’ 금지 등이 핵심이다.
하지만 8퍼센트·테라펀딩 등 29개 회사가 모인 한국 P2P금융협회(회장 이승행)는 금융위 가이드라인은 경기 불황 속에서 서민에게 필요한 중금리 대출 시장을 줄이고 기술 혁신 등 P2P 대출의 사회적순기능을 말살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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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정부의 우려가 이해도 되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P2P 대출의 기반인 핀테크는 ICT 기반의 스타트업 붐을 만들어 경제를 부흥시키는 기반이 된다”면서 “투자자 보호와 함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2P 대출 기업들이 저축은행처럼 전국에 수백 개의 지점을 운영하지 않고도 대출 업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인증이나 결제분야의 ICT 기술력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미다.
홍준영 핀테크연합회 의장은 “미국의 경우 소득과 순자산에 따라 투자를 제한(소득과 순자산 중 7만 달러가 넘을 경우 개인 투자 제한 없음)하고 영국은 투자자 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탄력적인 반면, 우리나라는 규제가 유달리 강력하다”며 “P2P 대출규제도 문제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핀테크가 규제프리존에서 빠지는 등 전체적인 규제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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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선대출 금지 여부는 당장 과감하게 풀기보다는 투자자나 대출자에 대한 리스크 해소 방안 마련과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병두 의원실 관계자는 “P2P 대출 한도를 금융위안(중개업체당 연 1000만원)보다 올릴지 아닐지는 논의가 필요하나 (소득요건구비 투자자등에 대한) 예외조항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 “선대출 금지 문제는 자칫 여신업 라이센스 문제로 확대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법안의 입법 취지는 (사회적 비용대비 효율성이 높은) P2P 대출을 활성화해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데 있다”며 “규제보다는 신모델이니까 안정적 성장을 위한 법적인 제도를 갖추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