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이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12월 본회의 때 정부·여당이 제출했던 상속세 개편안이 민주당에 막혀 부결된 이유가 크다.
이재명이 시작한 상속세 개편 논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상속세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과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속세 개편 동참을 여당에 촉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발언을 통해 “지금 (상속세) 면세 기준은 각각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 공제 5억원으로 만든 지 28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물가도 집값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상속세 적용) 기준을 유지하다 보니 서민들이 감당해야 할 세금만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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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상속세 개편이 부동산 상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지만, 가업을 승계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상속 부담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현금 자산 비중이 낮은 중소기업은 상속 과정에서 자산을 매각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면서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손톱깎이 세계 1위 업체 쓰리세븐,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 같은 강소기업이 사모펀드로 넘어갔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기업상속공제액 한도를 기존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을 내놓았다. 최고상속세율도 기존 50%에서 40%로 인하하는 안도 포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기준(26%)으로 봐도 한국의 상속세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에서다.
野 진성성 여부에 촉각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상속세 개편안을 들고 나오자 국민의힘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부결시킨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 처음부터 강력하게 반대했고, 조세소위 내 상속세 논의 자체를 차단했다”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힘이 최고세율 인하에 고집해 (상속세 개편 논의가) 안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상속세 개편안도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 행보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본소득도 한다고 했다가 또 안 한다고 하지 않았나”면서 “상속세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여당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실행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상속세 개편 등의 논의를 한다. 이번 회의에서도 최고세율 인하 등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