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정폭력에 격분’ 부친 살해한 30대에 징역 15년 구형

30년 넘게 자신·모친 가정폭력 시달려
검찰 “가족 공동체 윤리 무너뜨린 범죄”
피고인 “폭력에 순간 화 참지 못해”
  • 등록 2025-04-22 오후 3:24:40

    수정 2025-04-22 오후 3:24:4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30년 넘는 기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서울 마포구 소재 서울서부지검과 서울서부지법. (사진=이데일리DB)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최정인)는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이모(34)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에게 술값을 달라며 폭언하는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부친으로부터 30년 넘게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했으며 자신의 모친이 부친으로부터 폭언·폭행을 지켜봐 왔다. 실제로 해당 가정에서 가정폭력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피고인은 아버지로부터 30년 이상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다 사건 당시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자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극악무도한 존속살해로 가족 공동체의 윤리와 질서를 무너뜨린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씨 측은 가정폭력으로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사건 당일도 망인의 폭언으로 갈등이 시작했고 이씨는 이를 제지하려는 마음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며 “어떤 전과도 없고 피고인의 가족과 친구 등 주변인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씨 역시 최후진술을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30년이 넘는 시간 어머니와 저를 향한 아버지의 폭력·폭언을 견뎌왔다”며 “성인이 된 이후 암 환자인 어머니를 혼자 남겨두고 독립할 수 없어 견디며 살았지만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범행 5일 뒤인 지난해 10월 31일 어머니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이씨의 유서에는 ‘아버지가 30년 넘게 술을 마시고 폭행과 폭언을 해왔다’, ‘아버지에게 미안하진 않다’는 취지의 내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에 대한 선고 기일은 다음달 1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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