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주택, 임대인 잠적해도 ‘수리 공백’ 없다

임차인 1/3 피해자 인정시 신청 가능
긴급 보수공사비 최대 2000만원까지
  • 등록 2026-01-23 오전 11:15:00

    수정 2026-01-23 오전 11:15:0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전세사기로 집주인이 잠적한 피해주택에서도 임차인들이 임대인 동의 없이 공용시설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법적 제약으로 승강기·소방시설 고장에도 손을 쓸 수 없었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제도적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등이 2024년 5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여덟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달부터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주택 안전관리 지원 사업에 돌입한다고 23일 밝혔다. 피해주택의 승강기, 소방시설 등 공용시설 안전관리 대행 비용은 전액, 긴급 보수공사비는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그간 전세사기 피해주택 중 임대인이 잠적할 경우 엘리베이터 등 공용시설이 고장나더라도 수리하지 못해 곤욕을 겪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에 서울시는 전체 세대 임차인의 3분의 1 이상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피해주택이라면 해당 사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임대인이 소재 불명으로 연락 두절인 상태나 시급하게 공용부분의 안전 확보나 긴급 보수가 필요한 경우라면 신청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중 대표 1명이 신청할 수 있다. 임대인이 잠적한 경우 ‘피해 임차인 동의’로 대체할 수 있게끔 지원 기준을 마련하면서 사업 실효성을 높였다.

안전 확보, 피해 복구가 시급한 긴급공사에 지급하는 유지보수 비용은 전세사기 피해자 세대 수에 따라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소방안전 관리 및 승강기 유지관리 대행비용은 전세사기 피해로 발생한 공가 세대 수만큼 지급한다. 신청은 오는 9월 30일까지 수시 신청 가능하며 서류심사와 전문가 현장점검을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지금까지는 전세사기 주택 임대인이 잠적하면 공용시설 고장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도 즉각 조치하기 어려웠다”며 “승강기·소방 등 주택에서 필수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안전시설 보수 등 지원으로 임차인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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