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2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내란 주요임무를 수행한 혐의를 받는 인물로, 지난달 8일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증인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유효한 증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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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별관 컨퍼런스룸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측 증인인 김 전 청장은 13일 오후 2시, 국회 측 증인인 조 청장은 같은 날 오후 3시30분 신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2인은 계엄 당일 경찰기동대 등 병력을 동원해 국회 출입을 차단하고, 여야 대표 등 주요 인물 체포를 위한 합동체포조 편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와 선거연수원 등에 경찰을 투입해 서버 탈취를 시도한 혐의도 있다.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한 것은 부정선거 등으로 추정되는 문제 확인을 위한 시스템 점검 차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청정과 김 전 청장의 증언에 따라 윤 대통령 측 주장에 힘이 실릴지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조 청장은 건강 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23일 신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다.
이 가운데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의 선관위 서버에 대한 감정 신청을 기각했다. 천 공보관은 선관위 서버 감정 신청을 기각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날 5차 변론기일에서 재판장이 고지했는데, (이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판단에서) 필요성 및 관련성이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오욱환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는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총 17명으로 보강됐다.
 |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에 대한 탄핵심판 5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헌법재판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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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주 2회에서 주 1회 변론으로 줄여달라는 윤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정이다. 천 공보관은 “관련해 재판부의 입장은 아직 없다”면서 “이미 잡혀 있는 기일은 사정에 따라 미뤄진 사례는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최거훈 변호사는 재판부에 “탄핵심판 변론 횟수를 주 1회로 줄여달라. 신중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기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헌재에 추가로 제출된 증인신청은 없는 상태다. 현재까지 지정된 탄핵심판 증인신문 일정은 △6차 변론(2월 6일)에 김현태 707특임단장, 곽종근 육군 특전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7차 변론(2월 11일)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 등이다. 8차 변론에선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을 비롯해 윤 대통령 측 증인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잇따른 추가 증인신문으로 탄핵심판 변론이 추가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천 공보관은 “이는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 현재로선 말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