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미국의 강도 높은 관세 조치를 비유까지 써가며 설명한 가운데, 캐나다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실정에 놓였다고 소개해 눈길을 끈다.
캐나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 사이클 속에서 금리 인하 페달을 잠시 멈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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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24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7연속 인하(총 225bp)를 단행한 이후 첫 번째 동결이다. 미국 관세정책의 향방 및 캐나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이번 정책금리 동결의 배경이다.
또 맥클렘 총재는 필요하면 6월에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하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앞으로 유연하고 순응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응답했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발표한 ‘4월 캐나다 중앙은행 정책회의 결과 및 시장 반응’에 따르면, BOC의 4월 통화정책보고서 경제전망에서는 관세 축소·무역전쟁 장기화의 두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관세가 대부분 철회되나 협상 과정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기업·가계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관세 축소’ 시나리오와 △미국이 자동차(미국이외 생산분) 관세 25%, 여타 캐나다산 상품 관세 12%, 중국 포함 글로벌 보편관세 25% 등을 부과하고 캐나다도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이 장기화돼 경제적 여파가 심각한 ‘무역분쟁 장기화’ 시나리오가 가정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이번 BOC의 정책금리 동결은 예상에 부합했으나, 경제 전망 하향조정 등 경기둔화를 우려한 점 등이 비교적 도비시(dovish·통화정책 완화선호)했다는 평가다.
BMO 캐피털 마켓은 “무역전쟁이 길어진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초기에는 BOC가 행동에 나설 수 없을 것이나, 관세 관련 상황이 개선되고 캐나다 경제가 여전히 취약한 영역에 남아있다면 정책금리를 얼마나 많이 인하해야 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IBC는 “이번 금리동결은 도비시한 동결이었으며,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라기보다는 정보의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BOC는 데이터 및 관세정책 변화양상에 대한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향후 2개월간 지표가 2분기 GDP 위축을 가리킨다면 6월에는 금리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며, 7월에도 추가 25bp 인하를 실시해 최종 정책금리는 2.25%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