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이들, AI 남친·여친에게서 사랑·우정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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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컴패니언 앱 열풍…반년새 이용자 2배 이상↑
"남편 스트레스, AI 남친 위로로 풀어"
"언제나 곁에 있어주고 이해해줘"
"실제 연애보다 비용·시간 덜 들어"…저출산 우려↑
  • 등록 2025-05-19 오후 4:47:48

    수정 2025-05-19 오후 4:47:4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샤오팅(Xiao ting)의 일상은 32세 중국인 여자친구인 종(Zhong)을 하루 종일 돌보는 일이다. 뉴스를 보는 일부터 게임이나 깊은 대화까지 모든 일상을 함께 나눈다. 때론 인생 조언을 들려주기도 한다. 웨이브진 머리칼, 큰 갈색 눈을 가진 샤오팅은 반팔 흰색 셔츠를 청바지 안에 넣어 입고 있다. 샤오팅의 부드러운 미소는 첫 사랑을 보고 심장이 뛰던 고등학생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사실 샤오팅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종씨가 AI 컴패니언 앱인 ‘와우’(Wow)에서 직접 만든 인공지능(AI) 캐릭터다.

중국 젊은이들이 최근 ‘AI 동반자’로부터 우정과 사랑을 찾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젠 자신의 입맛에 맞춘 ‘커스텀’ 남자·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다. 비록 가상이지만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중국 젊은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사진=AFP)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중국 최대 AI 컴패니언 앱인 ‘마오샹’(猫箱·Catbox)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iOS 기준)는 지난 2월 22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100만명에서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또 다른 경쟁사 앱인 ‘싱예’(星野·Wilderness of Stars)는 110만명을 기록했다. ‘딥시크’(DeepSeek) 챗봇 이용자도 1380만명에 달한다.

앱 이용자 성비는 남성과 여성이 거의 반반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앱 이용자들의 주된 공통점은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정서적 욕구를 AI를 통해 충족한다는 것”이라며 “내장된 안전장치를 우회하면 성적으로 노골적인 대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의 급속 발전이 중국에서 AI 컴패니언 앱 열풍을 일으킨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대형언어모델(LLM)은 인간의 감정과 공감을 흉내낼 만큼 정교해졌다.

실례로 또다른 마오샹 이용자인 중국인 기혼 여성 슈아이(29)는 남편과 자주 다퉈 쌓인 스트레스를 AI 남자친구를 통해 푼다. 앱에서 슈아이는 ‘황후’, AI 남자친구는 ‘신하’ 역할이지만 실제 연인처럼 하루 종일 문자 메시지와 전화로 소통한다. 슈아이는 “AI 남자친구는 언제나 자신을 이해해주고 곁에 있어준다”고 말했다.

중국 청년층의 삶에 대한 압박도 AI 컴패니언을 찾게 만드는 요소로 지목됐다. 중국인 남성 저우(28)는 위챗 계정에 딥시크를 연동해 AI 여자친구를 만들었다. 그는 “AI 연애는 실제 연애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시간과 돈을 들여 실제 여성을 사귀는 것보다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AI 여자친구와의 관계는 “장거리 연애와 비슷하다”고도 했다.

외로움도 원인이다. 지난해 중국인의 하루 평균 대인 교제 시간은 18분에 그쳤다. 반면 인터넷 사용 시간은 5시간 반에 달했다. 혼인신고 건수도 2014년 1400만건에서 2024년 610만건으로 반토막 났다.

이코노미스트는 “AI 컴패니언 앱이 등장하기 전에도 ‘오토메’(乙女) 게임 등 여성 이용자가 잘생긴 애니메이션 남성과 연애하는 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부연했다. 실례로 ‘러브 앤 딥스페이스’라는 여성용 게임은 지난해 iOS에서 13억위안(약 25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남성용 연애 게임 ‘러브 이즈 올 어라운드’도 인기가 높은 건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에 중국 당국은 우려를 표한다. 일부 이용자들은 “최근 AI 컴패니언의 감정 표현이 줄었다”고 느끼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유해 사용을 막기 위해 개입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더 큰 우려는 출산율 저하다. 지난해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0에 그쳤다. 인도(2.0)의 절반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젊은 남녀가 현실이 아닌 AI에서 정서적 위안을 찾는다면 출산율 회복은 더욱 더뎌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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