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과 재정을 비롯해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 경제살리기를 위한 총력전을 펼쳐달라”며 깨알 같은 주문을 쏟아냈다. 이어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국무회의 형식은 똑같았지만, 참석한 국무위원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박 대통령이 발언할 때 장관들이 수첩에 받아적는 익숙한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님 말씀을 아무도 받아적지 않더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최 부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대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최 부총리를 시작으로 다른 부처 장관들로부터도 순차적으로 대면 보고를 받는 등 ‘스킨십’을 늘려나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또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면 보고를 받는 일이 최근 잦아진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소통 방식 변화는 청와대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9개 수석실로부터 순차적으로 대면 보고를 받았다. 수석비서관과 소속 비서관들이 모두 참석해 소관 분야별 업무보고를 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서면이나 전화 보고를 선호해 왔으나, 이처럼 소통 방식을 확 바꿨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계속된 ‘불통’ 논란으로 인해 소통 방식의 변화를 줄곧 고민해왔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 국가혁신 작업과 2기 내각 출범에 맞춰 소통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의 변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근본적인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